[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궁평2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의 원인은 미호천교 아래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차량 통제 등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결론났습니다. 이에 따라 국무조정실이 경찰과 충북도 관계자 등을 포함해 총 36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사고의 원인은 미호천교 아래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부실한 임시 제방을 쌓은 것과 이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게 이번 사고의 선행 요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호우경보와 홍수경보가 발령된 비상상황에서 신고 등 수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지하차도와 주변 미호강과 관련된 여러 기관이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행복청의 경우 도로 공사 시공사가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한 뒤 규격에 미달하는 부실한 임시 제방을 설치했지만,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목했습니다. 제방 붕괴 상황을 인지한 이후에는 유관 기관에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충청북도는 사고 발생 이전에 궁평2지하차도 통제 기준이 충족됐지만 이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아 교통 통제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결론 냈습니다. 미호천 범람의 위험 신고를 받았는데도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지난 15일 오전 6시 40분 미호강의 수위가 미호천교 지점의 계획홍수위인 해발 수위 29.02m에 도달해 지하차도 통제 요건을 충족했고 오전 7시 50분경에는 임시 제방 쪽으로 월류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사고 전 두 차례 미호강 범람과 궁평2지하차도 통제 관련 112신고를 접수했지만, 실제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 출동한 것처럼 112신고 시스템에 입력해 종결 처리했습니다.
소방 역시 현장 요원 보고에도 인력과 장비를 신속히 투입하지 않고 사고 전날 임시 제방 관련 신고를 받고서도 유관 기관에 전파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주시는 미호강 범람 위기 상황을 행복청과 119 상황실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통보받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했다는 게 감찰 결과입니다.
이에 따라 국조실은 간부급 책임자인 실, 국, 과장급 12명과 민간인 2명을 포함해 총 3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이 중 18명은 이미 수사 의뢰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오늘 중에는 충청북도, 청주시, 행복청, 충북소방본부 공사현장 관계자 등 추가 18명에 대해 수사 의뢰가 이뤄집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중대한 범죄혐의는 아니지만 비위가 확인된 5개 기관 공무원 63명에 대해서는 각 기관에 통보하여 엄중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와 같은 사고 관련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과는 별도로 사고 발생 과정에서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다 하지 못한 책임자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등 책임에 상응하는 즉각적인 인사 조치를 해당하는 기관의 인사권자에게 건의 또는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오송 궁평2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의 원인은 미호천교 아래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사고 발생 이후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에서 물빼기와 인명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