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10·29 진실버스'가 전국 순례 마지막 날, 경기도 수원시를 찾았습니다. 이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김 지사는 5일 수원시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10·29 진실버스' 행사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진실버스로 전국을 순회하고, 마지막으로 경기도에 온다고 해 조용히 마음에서 우러나온 위로를 드리러 왔다"고 전했습니다.

 

김 지사는 유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공직자로서 부끄럽다"며 위로를 말을 건냈습니다. 참사로 떠나간 가족을 생각하며 눈물을 훔치는 유족들 사이에서 김 지사도 조용히 눈물을 닦으며 한참을 위로했습니다.

 

유족들은 "그저 진실을 알고 싶었을 뿐이다. 참사에 감쳐진 의문이 너무나도 많아서, 누가 진실을 감췄는지 알고 싶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더 이상 이런 사고로 희생자가 생겨서도 안되고, 유가족이 늘어나서도 안된다"고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습니다.

 

이에 김 지사는 "유가족들을 만나고, 저도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고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고, 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위로 말씀 드렸다"며 "많은 분들이 같이 눈물을 흘리셨고, 어린 자녀들을 이렇게 보내신 부모의 심정이 어떨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던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우리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해 드리러 왔다"며 "그분들이 주장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또 책임자의 처벌 문제에 있어서 같은 뜻을 보여주고자 이렇게 조용히 왔다가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김 지사는 "저는 참사 당일 밤과 새벽, 경기 소방대원들을 (현장에)가도록 했고, 아침에는 제가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공직자로서 진심어린 사과를 드린 바 있다"며 "지금 정부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소재에 대한 분명한 입장들이 이루어지지 않아 몹시 안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와 같은 참사와 비극을 막기 위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 책임소재를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우리 피해자 또는 희생자 가족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첫걸음이고, 재난을 예방하는 첫 번째 길"이라며 "다시 한 번 촉구하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들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10·29 진실버스'는 지난달 27일 서울과 인천을 시작으로 청주, 전주, 정읍, 광주, 창원, 부산, 진주, 제주, 대구, 대전을 거쳐 이날 경기도에 도착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진실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10일간의 전국순례 일정은 이날 마무리됐지만,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족들의 활동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