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이민우 기자]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을 줄이고 민간 부문의 건설도 위축되는 등 건설 업계가 몸 사리기에 나서자 고용도 잇따라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건설업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건설업은 10개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하반기에 감소가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건설업 일자리 수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용정보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건설업 종사자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주요 업종 자리 전망 발표'에 따르면 10개 업종 중 유일하게 건설업만 감소가 예상됩니다.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건설업 취업자 규모는 208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23만명)의 7.4%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만7000명) 줄어든 수치입니다.
취업자 직종별로는 건설·채굴직(38.2%), 경영·행정·사무직(19.1%), 건설·채굴 연구개발직 및 공학기술직(16.3%)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구인·채용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15만3000명, 채용 인원은 14만6300명으로 미충원 일자리 수는 6700개입니다.
고용정보원은 올해 하반기 건설업 고용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1.8%(3만80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건설업 일자리 증가율은 2020년 하반기 1.3% 이후 2021년 상반기 4.3%, 2021년 하반기 3.1%, 2022년 상반기 3.2%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하반기 -0.1%로 돌아섰습니다. 고용정보원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3개 반기 연속 하락하게 됩니다.
특히 5인 미만, 100인 이상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 등에서 고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하반기 건설 업계 일자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료는 건설 업계 일자리 증감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고용부의 6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전년 대비 건설업 종사자 수는 3개월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월 건설업 종사자 수는 146만3000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3000명(0.2%) 줄었습니다.
이에 앞서 4월은 144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3%(1만9000명) 줄었으며 5월은 149만1000명으로 0.8%(1만2000명) 감소했습니다.
건설업 노동 시장이 얼어붙은 원인으로는 건설비, 상승, 건설 투자 감소 등이 지목됐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건설 수주가 늘었지만, 건설 공사비 상승을 고려하면 실질 증가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 고용정보원 측의 설명입니다.
올해 정부의 SOC 예산은 지난해 대비 10.4% 줄어든 25조1000억원으로 결정된 바 있습니다. 또 국가재정 운용계획에서 SOC 예산을 2026년까지 연평균 1.8% 감액하기로 결정해 관련 예산은 지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과 국토교통부, 부동산114 등의 주요 건설지표 동향을 종합해 보면 올해 1분기 건설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건축 허가 면적은 8.5%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금리 유지 기조, 정부의 SOC 예산 축소,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으로 올해 하반기 건설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고용정보원은 민간 부문 건설도 금리 상승에 따라 수요가 위축되고 공사비 상승 위험이 상존해 수주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공공주택 사업도 건설 공사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정부 토목 사업과 함께 지연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는 설명입니다.
정재현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이전부터 건설 수주 물량은 감소해 왔다"며 "신규 수주되는 물량들이 점차 감소하고 있고 건설 현장의 초창기 작업을 담당하는 종합 건설 업체들도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 건설업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건설 공사가 시작하면 평균 2년 정도 소요가 되는데, 추후 2년까지는 좋아질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는 등락이 있는데, 현재 상황을 봤을 때는 단기에 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붐이 일어날 때에는 대중들이 선호하지 않던 지역의 매물들도 팔렸지만, 앞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역적·국지적 양극화가 되는 것이고, 기능공 일자리 등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하반기 건설 업계 일자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이민우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