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9개월간의 경영공백을 딛고 KT를 짊어질 인물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낙점됐습니다. 김영섭 차기 대표 후보는
KT(030200) 각 사업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업무 파악에 나서며, 주주총회 준비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그룹 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역임하는 등 '재무통'으로 알려진 김 후보에 대해 통신업계의 눈이 쏠리는 가운데, KT 조직혁신과 성장을 위한 비전 수립과 더불어 올해 실적 개선과 주가반등에도 의미있는 성과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KT 이사회와 만나 상견례를 치른 김영섭 KT 차기 대표 후보는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총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임시주총에서 김영섭 후보를 대표로 선임하고 경영계약서를 승인하는 것을 주요 의안으로 다룰 예정인데, 원안대로 가결되면 김영섭 후보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일까지 약 2년 7개월 가량 KT를 이끌게 됩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2년 7개월 동안 김영섭 후보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한 상황입니다. 우선 차기 대표 후보자였던 구현모 전 KT 대표와 윤경림 전 KT 사장의 연이은 사퇴로 9개월 가량 이어지고 있는 경영공백을 빠르게 수습해야 합니다. 이러한 경영정상화는 KT노동조합이 김 후보에게 최우선 과제로 삼고 매진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기도 합니다. KT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비상경영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는 것은 물론 KT가 선도적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힘과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통신업계는 김 후보가 KT 대표 자리에 앉으면 사업 효율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LG유플러스(032640)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역임한 점, LG CNS 대표 재임 당시 부실 사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해 수익성을 강화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쇄신 차원에서 인적 개편도 단행될지 주목됩니다.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구현모 전 대표를 비롯한 KT 전·현직 경영진이 연루된 만큼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디지털전환(DX)을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 주가 반등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등을 어느 정도 끌어낼지도 관건입니다. KT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5761억원, 매출은 3.7% 증가한 6조54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이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 감소했습니다. 통신산업의 성장성 둔화와 디지코 이후의 비전이 전무한 가운데 주가도 연초 최고가인 3만6600원 대비 10% 넘게 낮아졌습니다. 1년전 10조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8조원 초반대로 떨어졌습니다.
김영섭 호의 출발을 앞두고 KT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옵니다. 김 후보가 쇄신 차원에서 강도 높은 인적 개편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수장으로 역임하면서 쌓은 DX에 대한 식견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와 클라우드 등 디지털플랫폼기업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입니다. KT 이사회는 김영섭 차기 대표 후보를 두고 "외부 출신으로, KT 조직 내 기존 인사들과 인연이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지 않아 과감한 혁신을 이끌기에 적합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