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8: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출에 순항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지난 1999년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자산운용사와 본사 사옥 매각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해 종투사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의 무난한 달성이 예견된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양홍석 부회장은 기존 사업영역과 시너지를 일으킬 사업구조 개편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종투사 진출은 이를 위한 발판으로 기존 강점을 가진 부동산금융에 더해 호조세를 보인 기업금융(IB)부문까지 이어지는 사업 라인업 완성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가시화된 종투사 진입...자본확충 위한 사옥매각 MOU체결
대신증권 본사 사옥 (사진=대신증권)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4일 이지스자산운용과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대신증권의 본사 사옥인 '대신343'은 대신증권의 매각 계획 발표 전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매각 제안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343'은 연면적 5만3369.33㎡에 지하7층~지상26층으로 구성돼 서울 중구에 위치해 있다. 지난 2014년 14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해 1000억원 정도의 공사비를 들여 지난 2017년 사옥을 세웠다. 현재 대신증권, 대신F&I 등의 대신계열사와 티맵모빌리티 등이 입주해 있다. 현재 시장에선 대신343의 평가가치를 6500억~7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7월18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의 자격 요건은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3조원으로 대신증권의 상반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이에 못미치는 2조1007억원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증권사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해 2013년 도입된 제도로 자격 획득 시 기업 신용공여 한도도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또한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제공이 가능하다. 2023년 8월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는 △
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 △
삼성증권(016360)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8곳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신증권과 매각 가격과 조건 등을 협의 중에 있다"라며 "향후 매각 정한 뒤 매각 절차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상반기 실적 호조…리스크 관리 능력 호평
대신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출은 상반기 기록한 '닷컴 호황' 이후 최대의 실적으로 가속이 붙었다. 이에 더해 상반기 증권업계 이슈였던 차액결제거래(CFD)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능력이 시장의 호평을 받아 연내 자기자본 3조원 달성과 종합금융투자사 진입은 순조롭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 1326억원, 순이익 11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78.7%, 104.2% 증가한 수치로, 이는 지난 1999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에선 최근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리테일 부문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상반기 브로커리지부문의 순영업수익은 1057억원을 기록했고, 최근 진행한 신용거래(1~7일) 무이자 정책과 거래수수료 인하 이벤트 등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IB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2분기 343억원을 기록해 전기 대비 183.8%, 전년 대비 8.7% 증가했고, 트레이닝 부문은 전분기 대비로는 47.0% 감소한 241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기록한 190억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호실적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리스크 관리 능력이었다. 앞서 대신증권은 CFD 상품의 위험성이 기대 수익에 비해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CFD 상품을 도입하지 않으면서 상반기 증권가를 뒤흔들었던 CFD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부동산 금융에선 사업 강화를 추진하면서도 보수적인 PF 운영을 통해 충당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실제 대신증권의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액은 170억원이다. 이는 이미 올해 1분기에 반영된 금액으로 전체 부동산 PF 중에서도 1%대를 차지하는 등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약정 기준)는 모두 8745억원으로 고위험 PF인 브릿지론은 14%에 불과했다.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안정적인 일본시장을 적극 공략해 금리 리스크와 공실률을 줄일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 3건의 일본 부동산 처분에 따른 투자수익률(IRR)은 20% 후반에 이른다. 투자한 자산의 경우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투자 시점보다 자산가격이 약 6%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부동산 개발과 분양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힘든 업황에서 양호한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라며 "사옥 매각을 통한 연내 자기자본 3조원 달성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청과 지정 시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업무와 신용공여 한도 확대 등으로 사업 범위 확대를 통한 추가적인 수익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구축에 심혈 기울인 양홍석 부회장...IB로 확대
대신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 진출 시도는 지난 4월부터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맡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이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의 회장의 아들인 양 부회장은 1981년생으로 2007년 대신증권 평사원으로 입사해 이후 자회사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 대신증권 전무를 거쳐 2008년 부사장, 2014년 사장에 이어 2021년 11월부터 부회장에 올랐다.
양 부회장은 부회장직에 취임하자마자 회사의 새 비즈니스 모델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기존 부동산개발역량에 더해 탄소배출권시장참여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 인수 등 다방면에 걸쳐 진행했다. 이어 주력 사업부문인 부동산 금융에선 2022년 부동산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나인원한남 개발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부동산 투자 목적 해외 법인 설립, 부동산신탁업 진출 등의 사업을 이어왔다.
이번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출은 기존 비교우위를 갖는 부동산 금융에 더해 증권사 본연의 IB부문으로의 강화 차원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IB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IPO담당(IPO1·2본부) △ECM(주식자본시장)본부 △어드바이저리본부 △커버리지본부 △신기술금융부 등 1담당, 4본부, 1부 체제에서 △IPO담당(IPO1·2본부) △기업금융담당 △커버리지본부 등 2담당, 1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이중 눈에 띄는 부문은 새롭게 만들어진 기업금융담당 조직이다. 해당 조직을 이끄는 박석원 상무는 기존 ECM본부장에서 유상증자, 메자닌발행, 블록딜, 합병·분할, 투자업무 등을 담당해왔고 인사개편에서 상무 직책으로 승진했다.
IB강화를 위한 대신증권의 의지는 2분기 경영보고서에서도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부동산 금융 밸류체인(Value Chain) 구축에 나선다. 보고서에선 이를 위한 방안으로 △국내외부동산네트워크 강화 △Deal 구조화△HNW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상품 공급 △부동산금융종합서비스 제공 등의 계획이 담겼다. 한편 대신증권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는 IPO 딜 감소로 IB 부진이라고 진단해 IB강화가 대신증권의 최대 화두임을 명확히 했다.
대신증권 부동산 밸류체인 로드맵(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증권업계에선 대형증권사로 자본 쏠림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10년간 사업다각화 통해 각 계열사가 부동산과 금융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졌다고 판단을 했고 종합금융투자사 진출을 통해 IB 부문에서의 사업 역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