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 한 푼 사익 취한 적 없어…영장심사 받겠다"

"소환조사 100번이라도 떳떳히 응하겠다…기꺼이 시지프스 되겠다"
"검찰, 정치 아니라 수사해야…무도한 윤석열정권에 당당히 맞서겠다"

입력 : 2023-08-17 오전 10:41:11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7일 "저에게 공직은 지위나 명예가 아니라 책임과 소명이었다. 위임받은 권한은 오직 주권자를 위해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다"며 "티끌만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년에 걸친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배임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는다. 어떤 고난에도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하겠다"며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안개가 걷히면 실상은 드러난다. 가리고 또 가려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고 말했습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박광온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며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하라. 무도한 윤석열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벌써 네 번째 소환으로 저를 희생제물 삼아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정치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느냐.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수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 저를 향한 무자비한 탄압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라 놀랄 일도 아니지만, 저의 부족함 때문에 죄 없는 국민이 겪는 절망과 고통이 참으로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수십 수백명이 대책 없이 죽어 나가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 통치로 두려움이 만연한 나라가 됐다. 자유의 이름으로 각자도생이 강요되는 벼랑 끝 사회에서 국민은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힘겹게 견디고 있다"며 "뉴스를 안 보는 것이 일상을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체념, 눈떠보니 후진국이라는 한탄소리에 차마 고개를 들기 어렵다. 이 모든 일이 제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무겁게 다가온다"고 한탄했습니다.
 
이 대표는 "저는 확신한다. 역사는 더디지만 전진했고, 강물은 굽이쳐도 바다로 간다.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화무도 십일홍이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으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진실은 드러나고, 국민이 승리한 것이 역사"라며 "왕정 시대 왕들조차 백성을 두려워했고, 백성의 힘으로 왕정을 뒤집었던 것처럼,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한 권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집단지성체로 진화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무혈촛불혁명을 성취한 우리 국민이다. 당장은 폭력과 억압에 굴복하고 두려움에 떨지 몰라도 강물을 바다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처럼 반드시 떨쳐 일어나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윤석열정권은 기억하라.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도 반드시 심판받고 댓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대표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역사와 민주주의가 전진했던 것처럼 쓰러진 저를 디딤돌 삼아 더 많은 이들이 어깨 걸고 전진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국민과 국가에 대한 기여 아니겠느냐"며 "검사독재정권은 저를 죽이는 것이 필생의 과제겠지만 저의 사명은 오직 민생으로 이재명은 죽여도 민생은 살리라.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정권의 무능과 실정은 가릴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권의 국가폭력에 맞서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소명을 다하는 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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