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물’ 두산로보틱스, 고평가 논란 속 흥행 미지수

몸값 1년반새 5배 껑충
중국발 불안에 소비·투자도 위축
하반기 IPO 불확실

입력 : 2023-08-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올해 세 번째로 조단위 기업공개(IPO)에 나서지만, 고평가 논란이 일며 흥행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하반기 기대주였던 파두와 넥스틸(092790)의 흥행 부진으로 IPO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요. 증권가에선 로봇 열풍을 기대하며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2조원 이상 책정했지만, 적자상태에 고평가 우려가 있는 만큼 흥행이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다. 중국발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도 흥행전망에 부정적 요소란 평가입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 공시위원회는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준비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기관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 상장 일정을 마무리하면 10월경 코스피 입성이 가능합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이며 NH투자증권·KB증권·크레디트스위스(CS)는 공동 주관사로 합류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이 지분 90.9%를 보유한 협동로봇 기업입니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1620만주이며 상장예정 주식 수는 6481만9980주입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을 2조~3조원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로봇 열풍을 주도한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의 시가총액이 2조3000억원대인 만큼 이보다 높은 몸값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 규모만 해도 두산로보틱스가 3배 더 많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36억원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적자기업의 등장에 투자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기존 적자기조를 탈피하고 13억원 흑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또한 2년도 안 된 사이에 평가액이 5배 이상 불어난 것도 고평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21년 12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약 40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당시 두산로보틱스가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대어급 IPO 당분간 불확실
 
올해 등장했던 대어급 IPO가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낸 탓에 하반기 IPO도 우려가 큽니다. 연초 IPO를 추진했던 오아시스의 경우 상장을 철회했고, 하반기 첫 대어였던 파두 또한 상장은 완료했지만 기관 수요예측부터 300대 1 수준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파두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체급 차이가 큰 기업을 선정해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영향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단위 몸값이 거론되는 IPO 후보로 SGI서울보증보험, SK에코플랜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두산로보틱스 등 조 단위 대형 공모주의 상장 절차가 시작되면 공모주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해 이후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현재 한국 경제는 GDP가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많이 감소하는 등 소비·투자가 크게 위축돼 향후 IPO 흥행이 불확실하단 시각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IPO 시장에 들어올 신규 자금을 수급 논리로 보면 좋지 않은 상황인 건 분명하다"라며 "고금리와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돈이 들어오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가 2%포인트나 벌어져 기준금리를 낮추기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2차전지 열풍으로 관심이 몰렸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27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는데요. 하지만 창업주인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미공시 정보 이용을 통한 주식 거래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장심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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