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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8월 31일 14: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석유화학 업황 부진 장기화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대규모 인수자금과 해외 설비 투자 등 자금소요가 지속되면서 차입부담을 겪고 있다. 내년까지 국내외 설비투자에 들어갈 자본적지출(CAPEX)은 총 6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잠실 롯데타워. (사진=롯데케미칼)
3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6월 말 기준 4조62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2960억원) 대비 15.62배 급증한 수치다.
2022년부터 실적 부진에 따른 영업현금창출력 약화가 이어진 가운데 인도네시아 NCC 신설(39억 달러, 2025년완공 예정),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총 2조7000억원) 등 자금소요가 확대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올해 1월 롯데케미칼은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 자금 조달에 나섰다. 하지만 순차입금은 2022년 말 3조991억원에서 6월 말 4조6234억원으로, 1조5243억원(49.19%) 가량 더 증가했다. 특히 올해를 포함해 내년까지 국내외 설비 투자 등으로 인한 CAPEX가 총 6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입부담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된 CAPEX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4조2000억원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유동성은 부족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각각 1조6000억원과 2조4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연간 예상 영업현금창출규모도 1조원 규모로, 1년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은 5조6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다만 한국신용평가측은 롯데케미칼의 점진적인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전망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이 현 수준에서 크게 저하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EBITDA마진율(매출액 대비 상각전영업이익)은 지난해 1.0%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상반기 4.6%로 올라왔다. 기업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EBITDA대비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13.7배에서 5.1배로 줄어들었다. 다만, 한국신용평가측에서 하향조건을 EBITDA마진율 5%미만, EBITDA대비 순차입금 4초과로 설정해둔 만큼 아직은 위험한 수준이다.
그동안 석유화학산업은 미중 무역분쟁 이후 수익성이 점차 낮아졌다. 이어 2020년 코로나19 확산,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 인식, 대산공장 화재사고로 인한 10개월 가동중단 등으로 실적이 크게 저하됐다. 지난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록다운, 금리 인상 등 전방 수요 위축으로 연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적자폭이 1032억원으로 축소됐으나, 적자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 제품의 공급과잉 완화 전망, 롯데정밀화학 연결 편입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제고된 사업 다변화 수준 등을 바탕으로 이익창출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2020년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공급과잉 기조가 2023년 이후로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기초소재 부문의 사업변동성을 보완하면서 영업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점진적인 실적 개선 전망을 고려하면 재무안정성은 중장기적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