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시스템 반도체 1위 수성을 목표로 한
삼성전자(005930)가 신규 장비 반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비를 신규로 교체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동시에 경쟁사인 대만 TSMC와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협력사 반도체 장비 제작 전문 업체 여러 곳이 최근 삼성으로부터 신규 장비 발주를 받고 이를 공급하기 위해 삼성으로부터 장비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삼성은 차세대 반도체 성능에 부합하는 장비인지 직접 평가합니다.
화성에 위치한 삼성 협력사 A업체는 최근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후공정에 쓰이는 세정 신규 장비 2대 공급을 완료했고, 내년에는 10대를 삼성 천안사업장 C1, C2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A업체가 공급하는 장비는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표면에 붙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등의 공정에 쓰입니다. 반도체 생산은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그리는 전공정과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패키징 작업 등이 이뤄지는 후공정으로 나뉩니다.
삼성의 신규 장비에 대한 잇따른 발주로 많은 협력사들이 위치한 화성과 평택 일대는 내년 최대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 협력사들 대부분이 올해는 반도체 불황으로 성과급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지만 올 하반기 들어 신규 장비 발주가 잇따르면서 내년에는 최대 1000만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기대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업계에선 삼성이 신규 장비 반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삼성이 약속한 ‘시스템 반도체 2030’ 1위 목표 달성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대체적입니다. 지난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에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1위 달성을 위해선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 극대화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선 ‘극초미세공정’이라 불리는 7나노(1nm는 10억 분의 1m)이하에서 TSMC 보다 높은 수율을 기록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의 3·4나노 수율은 각각 60%, 75%로 알려졌습니다. 4나노는 TSMC 80% 수율보다 소폭 하회하지만 3나노는 55% 수율을 기록하는 TSMC 보다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수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도체를 만드는 일련의 모든 과정에 투입되는 장비 역시 극초미세공정 효율에 맞는 것으로 갖춰져야 합니다.
글로벌 경기 한파 여파로 반도체 업황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업황이 반등된 이후에 찾아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시설투자 비용을 줄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2분기 삼성의 시설투자 금액은 14조5000억원으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맞는 새로운 장비가 필요한 삼성전자가 최근 협력사들에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신규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협력사를 찾아나서고 있다”며 “신규 장비 반입에 적극적이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7나노 공정 반도체에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해 3차원 적층 기술을 적용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