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기계 아닌 전자"…현대차, 모터쇼 대신 가전쇼로

9월 독일 IAA 모빌리티 이어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불참
내년 CES 참가…전동화로 반도체·SW 핵심

입력 : 2023-09-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오는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 불참합니다. 이 행사에 현대차가 불참하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인데요.
 
모터쇼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자체적으로 신차를 소개하면서 참가 필요성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신 현대차는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에 참가한다고 밝혀 자동차가 아닌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현대차 IAA 2021 참가 모습.(사진=현대차)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만 IAA 모빌리티에 참가합니다.
 
현대차는 IAA 모빌리티 전신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신차와 새로운 미래 전략을 발표해 왔습니다. 직전에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는 탄소 중립 비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대차는 선택적으로 대규모 전시회를 참석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는데요. 모터쇼의 주목도가 코로나19 이후로 떨어졌고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적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열린 파리 모터쇼에 불참했고 오는 13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 모터쇼에도 참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대차는 회사의 비전과 신차를 알릴 수 있는 독자적 무대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현대차는 지난 5월 이탈리아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5 N' 공개 행사를 열었습니다. 두 행사 모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으로 차량 보다 소프트웨어, 전장부품이 차량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모터쇼를 통해 신차를 출시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현대차는 전동화 투자를 본격 확대하면서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주도권을 갖고 신기술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것이죠.
 
현대차가 CES 2022에 참가해 로보틱스 기반 '메타 모빌리티'를 처음으로 공개한 것 이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어떻게 보면 전자회사보다 더 치밀해지고 꼼꼼해져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어떤 전자회사나 ICT회사 보다 더 치밀하게 종합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가 올해 CES는 불참했지만 내년 CES에는 그룹 차원의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통한 비전과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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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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