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마트TV OS사업 확장 속도

LG, 최근 '웹OS' 상표 2개 출원…경쟁력 확보 차원
삼성, 작년부터 '타이젠' 글로벌 출시…생태계 확대

입력 : 2023-09-11 오후 4:29:2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체 스마트TV 운영체제(OS) 생태계 확대에 나섰습니다.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와 게임 등 스마트TV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최적화한 OS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스마트TV의 비중은 90%를 넘습니다. 글로벌 스마트TV  OS 시장에서 선두 구글에 이어 2·3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하반기 점유율 확보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11일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6~7월 'webOSHubManager'와 'webOS' 두 개의 상표권을 연달아 출원했습니다. 이들 상표에 대한 지정상품으로 'TV용 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스마트 TV용 컴퓨터 응용 소프트웨어' 등이 명시된 것을 고려하면 LG전자의 TV용 독자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웹(web)OS'에 사용할 상표로 추정됩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부터 '웹OS' 관련 상표를 다수 출원해왔습니다. TV용 OS 시장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국내에서 TV용 OS 사업에 가정 먼저 뛰어든 업체는 LG전자입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미국 휴렛팩커드(HP)로부터 소스 코드와 개발 인력, 문서 등 웹OS 일체를 인수한 후 이를 자사 제품에 탑재왔습니다. 2021년부터는 웹OS를 다른 제조사에도 판매하는 등 TV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미국 RCA, 중국 콩카 등 전 세계 300개 이상의 TV 브랜드가 웹OS를 탑재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웹OS가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수는 2500개에 달합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개발·생산 등 하드웨어(HW) 중심의 TV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콘텐츠·서비스 분야로 확대하는 차원에서 웹OS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스마트 TV 플랫폼 'LG 채널'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20여개의 무료 채널을 보유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미식축구·농구를, 유럽에서는 OTT 라쿠텐 TV의 영화와 드라마 등을 무료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가입자 수는 지난 5월 기준 29개국 4800만명에 달합니다. 스마트TV SW 기술력 확보를 위한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올해 2월에는 연세대와 지난달에는 서강대와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삼성전자도 자체 스마트TV OS인 '타이젠(Tizen)'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리눅스재단과 협력해 첫 번째 버전 타이젠을 선보인 후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에 주로 탑재해왔습니다. 하지만 2021년 말 타이젠 OS용 앱 마켓 플랫폼인 '타이젠 스토어'를 폐쇄한 이후부터는 모바일 대신 스마트TV와 냉장고 등 가전 제품 중심으로 자체 OS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삼성 스마트TV에 타이젠을 탑재, 지난해부터는 호주와 튀르키예, 중국 등 다른 TV 제조사에도 타이젠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스마트TV 보급↑…OS 사용료 수익·록인 기대
 
글로벌 TV 시장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체 OS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넷플릭스·디즈니 등 OTT 서비스 인기로 스마트TV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TV 출하량 중 스마트TV가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분기(89.1%)보다 2.9%포인트 상승한 수준입니다. 옴디아는 스마트TV 비중이 지난해 연간 90.1%의 점유율에서 올해 91.4%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OS는 TV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기도 합니다.
 
최근 글로벌 TV 제조사들의 화질과 성능 등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새로운 경쟁력 척도로 다양한 콘텐츠 제공이 거론되는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OS 공급을 통한 라인센스 사용료와 콘텐츠 광고 수익도 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사 OS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스태디아 등 클라우드 기반 게임 구독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바 있습니다. 한 번 선택한 OS를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록인 효과(자물쇠 효과)'도 기대됩니다.
 
세계 스마트TV OS 시장서 구글 1위…삼성·LG 2·3위
 
현재 세계 스마트TV OS 시장에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연간 42.4%의 점유율에서 올해 1분기 40.9%로 하락했지만 1위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 타이젠과 LG전자 웹OS의 점유율은 각각 지난해 21%와 12.2%에서 올해 1분기 21.8%와 12.4%로 소폭 늘었습니다. 양사가 자체 스마트TV 플랫폼의 콘텐츠를 강화하고 신규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OS 사업을 적극 펼친 결과로 해석됩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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