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국내 패션 기업과 계약을 맺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해외 브랜드가 잇따라 직진출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간 해외 브랜드 국내 사업을 해왔던 기업으로선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해외 패션 브랜드가 국내 기업과 계약을 종결하고 직접 운영으로 사업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직진출 하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유통기업을 거치는 것보단 현지 법인을 세워 단순 리테일 매니지먼트만 맡기면 본사 매출에 합산됩니다. 기존에는 국내 기업과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면 국내 매출은 독점 계약을 체결한 기업 몫으로 계산됐습니다.
지난달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크네스튜디오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과 10년 간 이어온 독점 유통계약 내용을 변경했습니다. 아크네스튜디오는 9월부터 서비스 매니지먼트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습니다. 아크네스튜디오가 국내 시장 투자나 비용 집행을 맡아 운영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유통 등 국내 운영 업무를 담당합니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셀린느, 질샌더, 마르니 등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판매 계약을 종료하고 직진출을 선언했는데요. 이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 감소가 현실화 됐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한 3338억원입니다. 영업이익은 183억 9900만원, 당기순이익은 194억원입니다. 각각 52.5%와 41.7%가 감소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 계약이 종료되고 신규 브랜드가 들어오는 것은 수입 사업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최근 론칭한 꾸레쥬와 리포메이션, 뷰오리가 핫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꾸레쥬 신세계 강남점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그동안 톰브라운과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유통을 해왔는데요. 톰브라운이 국내에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삼성물산 패션은 일정 수수료를 챙기는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습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톰브라운과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 관계를 바탕으로 여전히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섬(020000)은 지난 6월 CK캘린클라인의 모회사 PVH와 10년 만에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은 해외 브랜드의 비중이 높은 편이 아니다. 기존부터 해외 브랜드보단 국내 패션 브랜드에 집중했다"면서 "최근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체 브랜드 '런던 언더그라운드'를 론칭하는 등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