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줄었다지만…여전히 OECD '1위'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 1만2906명…전년비 446명↓
여전히 높은 자살률, 1일 평균 '35.4명'
OECD 평균 10.6명…우리나라 22.6명 '최대'
"매년 종합대학 없어지는 격…전쟁같이 대비해야"

입력 : 2023-09-21 오후 4:34:35
 
[뉴스토마토 김유진·조용훈 기자] 정부가 '고의적 자해(자살)' 인구와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두 배를 상회하는 등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년 사이 종합대학 한 개 규모의 인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국가와 사회의 경각심을 높여야한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총리실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체보단 실무 조직 차원으로 자살률과의 전쟁이 절실하다는 조언입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2906명으로 1년 전보다 446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3.3% 줄어든 수준이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사망률은 높은 편입니다.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가 35.4명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OECD 38개국 평균 '두배 상회'
 
특히 OECD의 국가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OECD 38개국의 평균은 10.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우리나라는 22.6명으로 두배를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사망 유형별로 보면 전체 연령별 중 10대부터 30대까지의 사망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입니다. 0~9세, 40세 이상의 사망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인 것과 매우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40대, 50대 사망원인 중 2위도 자살입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0~30세 젊은 층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인 것은 정신적인 불안정함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중년층은 경제적인 부분, 고령층은 육체적인 부분이 취약하다면 10~30대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정신적인 위태로움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자살자는 1만2906명으로 전년대비 44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은 연령별 자살자 수 및 자살률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전체 사망 중 질병 이외의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자는 2만668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사고사 등에 의한 사망률은 7.2%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줄었습니다.
 
사망의 외인에 의한 사망률은 52.1명으로 2021년 대비 2.2% 증가했습니다. 사망의 외인 사망률을 보면 자살 25.2명, 운수사고 6.8명, 추락사고 5.3명입니다. 
 
10세 이상 전 연령 '자살' 높아
 
'사망의 외인'을 보면 10세 이상 전 연령에서 자살이 가장 높습니다. 연령별 사망률을 살펴보면 0세는 타살(유기 등) 4명, 추락사고 1.2명, 운수사고 0.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9세의 경우 타살(유기 등) 0.6명, 운수·추락·익사사고 0.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10~70대는 자살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운수사고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10대는 자살 7.2명, 운수사고 1.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대부터 60대까지는 자살 사망률이 20%를 상회합니다. 20대의 경우 자살 사망률은 21.4명, 운수사고 3.5명입니다. 30대는 자살 25.3명, 운수사고 2.8명으로 나타났습니다.
 
30대는 자살 25.3명, 운수사고 2.8명입니다. 40대는 자살 28.9명, 운수사고 3.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50대의 경우 자살 29명, 운수사고 6.2명입니다. 60대는 자살 27명, 운수사고 10.9명으로 조사됐습니다.
 
70대부터 자살 사망률은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70~79세의 자살 사망률은 37.8명, 80세 이상은 60.6명에 달합니다. 운수 사고 사망률은 각각 18.8명, 29.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살률은 40대 2.5%, 10대 0.6% 순으로 증가했으며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감소했습니다. 자살률은 남자(35.3명)가 여자(15.1명)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자살률은 두 성별 각각 1.7%, 6.4% 줄었습니다.
 
남녀 간 자살률 성비는 10대에 1.1배로 가장 낮으며 80세 이상이 3.8배로 가장 높게 집계됐습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자살자는 1만2906명으로 전년대비 44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자살예방 캠페인. (사진=뉴시스)
 
자살률 높은 지역 '충남'…서울은 17.9명
 
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남으로 27.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이며 17.9명입니다. 
 
임 과장은 "OECD 국가들 간의 연령구조 차이를 제고한 OECD 국가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평균 10.6명이었고 한국은 22.6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022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5.2명이지만 OECD 표준 인구로 연령표준화한 자살률은 22.6명"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하상운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자살 인구가 1만3000명 가량 된다는 것은 재난상황"이라며 "한 학급을 30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1만3000명 자살이라는 숫자는 매년 4040개 학급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종합대학 하나가 없어지는 수준의 재난이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것인데, 국가와 사회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총리실의 자살예방정책위원회가 하나의 회의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무 조직이 돼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전쟁과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자살자는 1만2906명으로 전년대비 44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자살예방 문구.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조용훈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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