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조종사 노동조합(APU)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003490)의 인수합병을 공식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을 견제할 수 있는 국내 유일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인수하면, 여객 운임 비용이 올라 이에 대한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데 돌아갈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EU)의 최종 심사 결과 예고된 가운데 APU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APU는 성명서를 통해 "산업은행이 인수합병을 핑계로 국내 유일한 경쟁사를 고사시켜 대한항공의 독점체제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지, 이 독과점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여객 운임이 오르고, 화물 단가가 치솟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나아가 국가와 국민의 자산인 슬롯(운수권)을 외국에 아무런 저항없이 넘기고 있으며, 이도 모자라 이제는 아시아나항공의 큰 축인 화물분야를 분할 매각하는 만행을 저지르려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인수합병을 핑계로 국내 유일 경쟁사를 고사시켜 대한항공의 독점체제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지, 이 독과점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승인한 공정거래위원회도 양사 합병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시장 독과점을 우려해 독점 노선의 운수권 반납 등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습니다.
APU는 그러면서 성명서에서 "채권단이 진정 국익을 원한다면 슬롯과 화물부문 등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온전히 보존하고, 대한항공이 아닌 제3자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글로벌 항공업계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과 EU가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데, 각 국은 양사가 합병할 시 여객과 화물 부문에서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독과점 해소를 위해 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 등 운수권을 양도하고 아시아나항공 실적을 견인하는 화물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화물 사업분야 매각 시 고용 유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성명서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수많은 슬롯과 화물을 반납하고, 껍데기만 남은 채로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 직원의 고용유지가 어떻게 가능하며, 또 대한항공이 반납한 슬롯에 따른 아시아나 영업력 부족과 적자를 그대로 두겠냐"며 "대한항공이 그 많은 적자를 감수하고 아시아나의 직원들에게 동일한 고용 조건을 보장하리라는 감상에 젖은 아시아나 직원들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APU는 성명서에서 대한항공에 합병 관련한 회사 대외비 자료를 서슴없이 제공하는 실무진도 비판했습니다.
APU는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세계 최대 항공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와 연대해 국익에 반하는 매국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채권단의 행태를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