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 이후 업무에 복귀할 전망입니다. 이른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표 행사’를 둘러싸고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당대표로서 입지가 더 굳건해진 이 대표의 행보가 계파 갈등의 봉합 또는 심화 여부를 가르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체재 부재 속 이재명…강서구청장 ‘통원 지원’
3일 본지 취재 결과, 이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 동안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24일간의 단식 후유증을 회복할 치료에 전념했는데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임박한 만큼, 이 대표가 퇴원을 늦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당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내년 총선 전초선이자 민심 풍향계로 여겨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오는 11일 치러지며, 사전투표는 6~7일 진행됩니다. 이날을 기준으로 이 대표 퇴원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는데요. 당내에서는 병원 통원 치료를 하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하는 방법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 언제 퇴원할지 정해지지 않았고 의료진 소견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며 “선거 지원과 관련해서는 퇴원을 하고 갈 수도 있지만, 지원한 뒤 다시 병원에 가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빠르면 4일, 늦어도 6일부터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대표가 부재한 동안 여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도 이 대표 복귀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이자 연휴 첫날인 지난달 28일에 이어 이달 1~2일 강서구를 찾아 김태우 후보를 향한 표심을 호소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달 30일부터 사흘 연속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는데요. 이 대표의 빈 자리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 평가입니다.
친명계 “가결파 색출”…비명계 “부메랑 맞을 것”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불거진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의 향방은 이 대표가 국회에 돌아온 후 나타내는 행보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친명계는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내 일부 의원이 던진 가결표는 ‘해당 행위’라며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가결표 색출’에 앞장서고 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약 구속영장이 가결됐다면? 이 대표 사퇴하라고 즉각 주장했을 것 아닌가”라며 “근데 기각됐다. 그럼 가결, 사퇴를 꿈꿨을 가결파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라고 적었습니다. 친명계인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결파 징계에 대해 “원칙과 기준에 따라 윤리심판원에서 처리하면 된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비명계는 가결표 행사 의원을 대상으로 한 친명계의 징계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이 대표에게 당내 갈등을 풀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권력이 있다고 부당한 권력을 휘두르면 나중에 더한 부메랑을 맞게 된다”며 “‘방탄 정당’, ‘팬덤 정당’을 끝내지 못하면 민주당에 미래는 없다. 이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법원의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후 이 대표의 당내 기반은 강화됐습니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퇴하고 친명계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면서죠. 이에 이 대표가 복귀해 당의 내홍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가 분열과 통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