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권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벌써부터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한 가계부채부터 수천억원 규모 횡령사고까지 금융권 이슈가 즐비하지만,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경영진이 증인에서 모두 빠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금융감독원 국감 증인·참고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종합감사도 예정돼있는 만큼 추가 증인·참고인 채택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금융권 국감에선 내부통제 실패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1일 금융위 국감에서 황국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를 증인으로 불러내는데요. 국회는 황 이사를 상대로 금고 내 횡령 등 내부통제 문제에 대해 물어볼 방침입니다.
새마을금고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이 2억5000만원을 뒷돈을 받는 등 금품수수 혐의를 받는 임직원들이 지난 8월 무더기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이번 국감에선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금융권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금융권 내부통제 관련 증인·참고인으로 거론됐던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채택은 모두 불발됐습니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등을 이유로 이번 국감 참석이 어렵게 됐는데요.
올 들어 수천억 원대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가 터진 잇따라 터져 나왔는데요.
BNK금융지주(138930)의 자회사인 경남은행에서는 한 직원이 13년간 17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2988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DGB금융지주(139130)의 대구은행에서는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1000여개의 계좌를 불법 개설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정치권에선 지방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을 불러내는 것에 대해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가 있어 증인 채택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국회는 오는 17일 예정된 금감원 국감과 26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열리는 종합감사 때 은행권 내부통제를 다시 거론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지난 4일 정무위 전체 회의에서 국감 증인·참고인 채택에 대해 언급하며 "금융권의 내부 통제 문제가 지금 가장 큰 이슈인데, 관련 증인은 현재 다 빠져있는 상태"라며 "종합국감 때 간사들이 다시 증인을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정무위는 여야 간사 의원실에서 금감원 증인·참고인 신청 명단을 취합하고 있는데요. 일부 정무위 소속 의원실에선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졌던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경영진을 증인·참고인으로 신청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정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 증인·참고인 채택이 무산됐지만 종합국감 때는 직원 불법행위 문제가 있었던 금융사 경영진을 불러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참고인을 확정한 가운데 5대 금융지주 회장의 이름은 명단에서 모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