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인터파크트리플, 항공권 판매 1위지만…깊어지는 '적자 수렁'

상반기 항공권 판매액 1조원 육박에도…영업적자 전년보다 높아
2~3% 수수료 대신 1만~2만원 수수료…인건비 등 빼면 팔수록 '적자'

입력 : 2023-10-1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6일 16: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인터파크트리플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항공권 판매로 올해 들어 매월 1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지만, 상반기 영업적자는 지난해 한해 규모를 넘어선 상태다. 다른 여행사들이 수익성 높은 패키지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인터파크트리플은 수익성이 낮은 항공권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항공권 판매액은 여행업계 1위지만, 패키지 상품 점유율은 업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지난 6월20일 최휘영 인터파크트리플 대표가 인터파크크트리플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에서 글로벌 콘텐츠 허브 ‘인터파크’와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플랫폼 ‘트리플’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여행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사진=인터파크트리플)
 
항공권 9992억원 판매에도 매출액 1000억원 기록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파크트리플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057억원, 영업손실은 207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만에 지난해 전체 매출액인 1371억원에 가까운 매출고를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전체 영업적자(128억원)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인터파크트리플의 매출액은 투어 사업과 엔터테인먼트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투어 부문은 항공좌석, 객실, 현지 이용권(결합상품 포함) 등을 플랫폼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사업으로 상반기 기준 506억원을 기록하며 인터파크트리플 부문 매출액에서 47.89%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공연·스포츠 좌석을 판매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528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여행사 항공권 사업은 항공권 판매액이 아닌 평균 1만~2만원 수준의 수수료만 매출로 잡는다. 이 때문에 인터파크트리플이 실제 판매한 항공권 금액은 매출보다 크게 높다. 앞서 인터파크트리플이 올해 상반기 동안 판매한 국제선·국내선 항공권 금액은 9992억원으로 추산된다. 항공권 판매액을 월별로 살펴보면 1월 1475억원, 2월 1524억원, 3월 1613억원, 4월 1731억원, 5월 1714억원, 6월 193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처럼 항공권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수수료(매출액)가 적은 데다 인건비,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가 차감되면서 인터파크트리플의 영업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항공권 판매를 두고 여행업계에서 '많이 팔면 오히려 적자'라는 이유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이전에는 항공권을 판매하면 2~3% 정도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었지만 현재는 서비스피 개념으로 동남아 등 단거리의 경우 약 1만원 정도의 금액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저가경쟁이 워낙 심해지면서 출혈경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항공권을 팔아도 오히려 적자가 나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에는 여기어때가 발권수수료 0원으로 최저가를 형성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인터파크가 100여개 항공사와 제휴를 맺어 올 연말까지 항공권이 최저가가 아닐 경우 여기에 대한 최저가를 100% 보상해주는 '최저가 항공권'을 론칭한 바 있다.
 
이에 기존 여행사들을 비롯한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OTA)은 항공권보다 수익성이 높은 패키지 사업으로 뛰어들고 있다. 패키지 상품의 수익률은 평균 5%에서 최대 10% 정도다. 인터파크트리플 역시 혁신 AI 기술 더한 K-패키지 상품을 통해 뒤늦게 패키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주요 경쟁사들이 이미 패키지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어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패키지 여행 송출객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 여행업계 점유율은 하나투어(039130)가 10%, 모두투어(080160)가 5%, 인터파크트리플을 포함한 기타 여행사들이 각각 2%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던 구조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여행업계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자본력이 우수한 기업에게도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인터파크트리플 등 OTA 기업의 경우 외부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 보다 점유율과 외형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지만, 이 역시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인터파크트리플, 낮은 항공권 수익에 패키지 '사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파크트리플의 최대주주인 야놀자도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적자 285억원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10억원에 그쳤다. 별도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29억원, 당기순이익133억원으로, 인터파크트리플을 비롯한 연결회사 손실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트리플은 전체 야놀자 매출액 3220억원의 32.82%, 영업손익의 72.65%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파크트리플 부문의 영업손실은 207억원으로 클라우드 부문(150억원), 기타 부문(9600만원) 가운데 가장 높다. 전 사업 부문 가운데 플랫폼 부문만 128억원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업체 측은 AI를 적용한 패키지 상품 개발을 비롯한 디지털전환 및 연구개발(R&D) 비용과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한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터파크트리플은 수익성 강화를 위한 패키지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앞서 올해 6월 인터파크는 '인터파크 트리플'로 사명을 변경하고, 인터파크가 보유한 K-콘텐츠와 상품 기획력에 트리플의 혁신 AI 기술을 더한 K-패키지 여행 상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부터 글로벌 여행까지,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를 모두 아우르는 'K-트래블의 중심'이 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한국공항공사·지자체와 협업해 양양, 무안, 청주 등 지역 국제공항과 연계한 지자체별 패키지를 기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터파크트리플은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외국인 방한 관광객 5000만명을 넘기겠다는 포부다. 
 
인터파크트리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항공권 판매가 수익성이 낮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이는 메타에 의존해 할인을 과도하게 하는 업체들에 해당되는 내용이다"라며 "인터파크트리플은 항공권 판매로 수익을 내고 있으며 최근 영업적자는 디지털 전환과 마케팅 등 관련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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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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