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일반화된 통합요금제…국내는 논의 물꼬

국감서 통합요금제 지적에 정부 검토 의견 나와
5G 투자 지속하는 통신업계는 난색
요금제 낮추려면 중저가폰 확대 필요 주장

입력 : 2023-10-12 오후 4:20:5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5G폰으로 LTE 요금제를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에 이어 LTE·5G를 구분하지 않는 통합요금제가 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감가상각이 끝난 LTE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상위 요금제를 구매하도록 하는 업셀링 패턴을 저지하려는 차원입니다. 정부는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통신3사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LTE 요금 이용이 가능한 중저가폰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정부와는 결이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LTE·5G 통합요금제의 필요성을 꺼내 들었습니다. LTE의 감가상각이 끝난 만큼 해외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는 통합요금제 출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신3사가 5G 요금제 혜택을 확대하고 있지만, 기존 LTE 요금제는 투자가 마무리됐음에도 조정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박 의원은 "법 개정 없이 통신3사의 약관개정으로 출시가 가능한 만큼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합요금제는 통신세대에 따라 요금제를 나누는 대신 데이터 전송속도, 부가서비스 제공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버라이즌은 5G와 LTE의 요금제 구분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LTE가 모든 요금제에 기본 포함되고 있고, 핫스팟 제공량, 콘텐츠 사용여부에 따라 10~15달러씩 차등을 두고 있습니다. AT&T도 통화와 문자,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가운데 프리미엄데이터 제공 여부, 핫스팟 데이터량, 스트리밍 서비스 화질 등에 따라 요금제 차등을 두고 있습니다. 영국의 O2·EE 등도 사용하는 데이터량과 추가되는 부가서비스 등에 따라 요금제가 차등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한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와 협의해 소비자 요구에 맞는 요금제를 지속해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 포함시킨 5G폰 이용자가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특정 요금제 강지를 금지하는 것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를 해나가겠다면서도 자칫 통신기술 발전에 역행할 수 있다며 현 분위기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초기에는 기지국이 부족해 LTE 모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과는 다른 얘기"라며 "5G폰은 LTE보다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LTE 요금제를 쓰게 되면 5G 서비스의 이점을 누릴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독려에 따라 5G 전국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5G 서비스 불만은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5G 전국망을 조기 구축하기 위해 소도시·농어촌 지역 5G 공동망을 2024년 1분기까지 구축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통신업계는 5G폰으로 LTE 요금제를 쓰는 것보다 LTE 단말기 확대를 통해 가계통신비 인하를 독려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합니다. 통신비의 주요 축인 단말기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5G폰 대신 LTE요금제와 결합할 수 있는 LTE폰의 선택권이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도 "삼성전자(005930)가 일본, 대만, 홍콩 등에는 저가 모델을 출시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는 프리미엄 모델만 내놓고 있다"며 "국내 단말기 시장이 삼성과 애플이 양분하는 독과점 구조이다 보니 통신비 경감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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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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