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등 부자도시 '재정위기'···부자감세까지 '지방 휘청'

올 세수 펑크 59조1000억원…지방교부세 11조6000억↓
법인지방소득세 상위 5개 도시 내년도 세입 전망 '반토막'
주요 도시 '재정 절벽', 상저하저·법인세 감세 지적
"법인세 감세 영향 내년 본격화…세수 악화될 것"

입력 : 2023-10-18 오후 5:19:42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부진한 실적과 법인세 감세까지 가중되면서 내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절벽'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법인지방소득세 상위 5개도시의 내년도 세입 전망은 올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가 매년 지방자치단체에 내려 보내는 '지방교부세'가 기존 예산보다 15.4% 줄어들 전망인데다, 내년부터 법인세 감소 영향으로 인한 타격을 앞두고 있어 위기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18일 홍성국 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천·전남·여수·화성·평택 5개 지자체가 심의 중인 내년도 법인지방소득세 세입 전망 규모 합계는 56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세입 1조3600억원, 올해 예상액 1조914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 전체 지방세수 중 법인지방소득세의 비중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지역입니다. 지역 소재 기업으로부터 걷은 법인지방소득세에 세수 31~49%를 의존하고 있습니다. 
 
18일 홍성국 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천·전남·여수·화성·평택 5개 지자체가 심의 중인 내년도 법인지방소득세 세입 전망 규모 합계는 561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은 5개 기업도시 법인세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SK하이닉스 본사와 사업장이 있는 이천은 지난해와 올해 법인지방소득세로 각각 2710억원, 1708억원을 걷었습니다. 반면 내년도 세입 전망은 520억원에 그칩니다. 2년 사이에 81%가 줄어든 셈입니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화성시의 경우 지난해 법인지방소득세는 5594억원이었습니다. 올해는 4652억원입니다. 내년에는 2600억원으로 2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합니다. 평택과 여수, 광양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주요 기업도시들에 나타난 '재정 절벽' 현상은 올해 경기 흐름이 '상저하저'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홍 의원 측의 설명입니다. 경기가 부진한 탓에 관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올 초 시행한 윤석열정부의 법인세 감세 정책도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직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납부액이 산정되는 법인세의 구조상 2024년부터 감세 영향이 본격화 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세수 결손은 59조1000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 중 지방교부세는 당초 예산으로 잡았던 금액(75조3000억원)보다 11조6000억원 줄어든 63조70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기존 예산과 비교하면 15.4%가 줄었으며 지난해 결산 기준 지방교부세(81조원)보다 21% 이상 줄어든 셈입니다.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재원이 줄어들자 지자체들로서는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특히 의정부시는 지방교부세 축소에 공무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의정부시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8.7% 가량 축소한 1조1290억원을 편성할 계획입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올해 국가와 도에서 내려오는 교부금이 57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통보를 최근에야 받았다"며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을 합하면 공무원 임금을 충분히 줄 수 있다. 다만 각종 복지사업 등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법인세 감소의 본격적인 영향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내년도 세수 상황이 좋아진다고 전혀 볼 수가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줄어든 국세를 기준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나왔지 않나. 그 정도 상황에서 머물 건지 예산안 수준에서 더 나빠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올해 수출, 소비, 투자 다 안 좋아지고 있다. 특히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에 연동돼 있기 때문에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세수 결손 규모는 59조1000억원에 달하며 지방 교부세는 11조6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사진은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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