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독과점 문제를 지목하면서 ‘반드시 제재’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업계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입에서 특정 업체가 거론된 것이 이례적인 데다, 플랫폼 업계 특성상 독과점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사업도 많아 어디로 불똥이 튈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 카페에서 주재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035720)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
”라고 질타했습니다
. 특히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
”이라며
“이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 한다
”라고 강조했습니다
.
윤 대통령이 ‘독과점 문제’를 들어 구체적인 기업명까지 거론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더군다나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카카오를 향한 정부의 사정 칼날이 매서운 상황이라 더욱 이목이 쏠립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고, 금융감독원은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조사 중인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업계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업계 특성상 독과점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사업이 많아 이 같은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1일 cpbc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카카오택시를 지목하면서 언제는 규제를 풀겠다고 하고 지금은 독점하니까 (제재를 하려고 한다)”라며 “원래 IT나 플랫폼 사업은 성과가 독점으로 나타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논리대로라면 조금 있으면 쿠팡도 때려잡아야 하고 갤럭시도 때려잡아야 한다”라며 “지금 보수 진영의 대통령께서 (말을) 꺼내셨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기업 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제약을 가할지 기대가 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당시 ‘플랫폼의 역동적 혁신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자율 규제 원칙’을 천명한 바 있는데요. 공정위가 사전규제 카드를 여전히 만지작 거리는 상황에서 부각된 ‘독과점’ 이슈로 해당 원칙이 공염불이 되고 ‘사전 규제’ 기조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상존해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플랫폼 업계는 현재의 분위기에 극도로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난감하고 걱정스럽다. 사실상 사업축소를 하라는 것 아닌지 두렵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T 택시 (사진=뉴스토마토)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윤 대통령의 질타 발언 이후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한 택시 기사들의 수렴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라며 “최근 제기된 여러 우려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모두가 더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