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업계가 업황 침체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자 고부가 철강재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업황이 좋은 자동차, 조선업계에 판매하는 강판, 후판의 비중을 넓혀 실적 악화를 방어하겠다는 의미입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POSCO홀딩스(005490)는 지난주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철강사들의 경영 실적 악화로 중국 내 감산이 기대만큼 진행되지 않았다"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약세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의 철강부문 합산 실적만 보면 매출액 15조8030억원, 영업이익 85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1.1% 하락했고, 영업익은 65.6% 증가했습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걸로 보이지만, 이는 지난해 여름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로 당시 실적이 크게 타격을 입은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분석됩니다. 철강부문 실적을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4.5%, 16.5% 하락한 수치입니다.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철강 시황 부진으로 인한 철강부문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제철(004020)도 올 3분기 매출 6조2832억원, 영업익 228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각각 전년대비 10.2%, 38.8% 감소한 규모입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시황 둔화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제품가격 하락으로 손익이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수익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입니다. 매출과 영업익은 전분기보다 각각 12%, 50.9% 떨어졌습니다.
동국제강그룹의 열연사업법인인
동국제강(460860)은 올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790억원, 영업익 105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돼 그 전인 동국제강 열연사업부문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14.9% 영업익은, 6.7% 줄었습니다. 전 분기와 비교할 경우 각각 150.7%, 104.7%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2분기는 기업 분할에 따라 6월 한달간의 실적만 해당돼 실적 등락 의미가 부족합니다.
철강3사 올 3분기 실적 비교.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이같이 모두 실적 부진을 겪자 국내 철강 '빅3'는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넓히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친환경차 소재의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증설한 연간 생산 15만t 규모의 광양제철소 전기강판 공장을 이달 가동합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4월 광양제철소에 1조원을 투자해 전기강판 연산 30만t 공장을 착공한 바 있습니다. 현재 연산 15만톤(t)이며 내년 말 연간 생산 15만t 규모의 설비 증설이 추가로 완료될 예정입니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당시 컨콜에서 "4분기가 글로벌 철광 시황이 부진해 약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인데 판매 전략을 자동차, 조선 등 업황이 좋은 쪽으로 고부가 제품들의 판매를 확대할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제철은 3세대 자동차 강판 생산 설비를 구축해 오는 2025년 2분기 내 생산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이어 현대제철은 조선향 신제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액화이산화탄소(LCO2) 이송 저장탱크 후판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목적입니다. 동국제강 역시 극저온철근과 내진철근, 대형H형강, 후판특수강 등 수익성 위주로 제품 판매 전략을 계속해 나갈 복안입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제품.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