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석' 낙관?…친명 내부서도 "쇄신 실종, 이재명 험지 출마"

경계 목소리 속출…"강서 승리 빨리 잊어야"
"당 지도부 앞장서 험지로…'내살깎기' 해야"

입력 : 2023-11-06 오후 5:49:26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내년 총선 ‘200석 확보’ 주장에 경계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이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있다며 겸손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고강도의 당내 혁신이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 험지 출마론’까지 나왔습니다.
 
“강서 보선에 취하지 말아야”…“건방진 소리 안돼”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제 국회에서의 제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며 “시대 정신이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로운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고 밝혔는데요.
 
박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민주당의 혁신 과제’를 묻는 취재진에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취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가 잘해서 승리한 것인지, 반사이익인지 냉철히 판단해보고 빨리 잊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박 전 의원의 언급은 최근 당내에서 거론된 내년 총선 ‘야권 200석 확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탄희 의원은 지난 1일 MBC 라디오에서 “연합 200석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KBC광주방송에서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 못 하리라는 법도 없다”고 했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0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썼습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박 의원과 비슷한 취지의 의견을 내놨습니다. 박 전 원장은 국회방송 <국회라이브1>에서 당내 내년 총선 낙관론과 관련해 “중도층이 떠나고 국민 입장에서는 ‘민주당 안 되겠다’ 하는 것”이라며 “그런 목표야 당에서 결정할 문제이지만, 건방진 소리는 하지 말자는 입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친명' 김두관, 이재명 향해 "험지 출마하라"
 
200석 낙관론은 당내 혁신 의지가 실종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자아냈습니다. 국민의힘은 ‘서울 메가시티’와 공매도 금지 등 총선에서 파급력을 발휘할 만한 이슈를 선점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 민주당은 혁신은커녕 200석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점치며 안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 험지 출마 요구까지 제기됐죠.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우리도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며 “장군들이 앞장서지 않고 병사들만 사지로 몰면 누가 따르겠느냐. ‘친명 안방, 비명(비이재명계)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내홍 조짐이 나타나자 당 지도부는 다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 참석해 “절박하고 낮은 마음으로 겸허하게 총선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조정식 사무총장도 “분열과 오만은 민주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이라고 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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