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마다 '대구'…윤 대통령, 또 '박근혜' 구애

'박정희 추도식' 이후 12일만…"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

입력 : 2023-11-07 오후 5:48:04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또다시 만났습니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대면한 이후 12일 만입니다.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여권 내 위기론이 일자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은 데 이어 박 전 대통령에게도 재차 손을 내밀었습니다. 위기론에 휩싸인 윤 대통령이 보수층에 대한 구애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 셈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를 방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상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수소차에 관심을 표명했고윤 대통령은 최근 관련 산업 동향을 설명했습니다.
 
이들의 깜짝 만남은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이뤄졌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추도식 공식 식순을 마친 뒤 고인의 묘소를 참배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변단체 행사서…윤 대통령 "가짜뉴스 추방"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방문 첫 일정으로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바르게살기운동이 지금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짜뉴스 추방 운동이 우리의 인권과 민주 정치를 확고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1989년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와 함께 3대 관변단체로 꼽힙니다. 특히 '가짜뉴스추방운동본부'를 출범시킨 이 단체는 윤석열정부의 가짜뉴스 엄정 대응 기조에 맞춰 총대를 메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3대 관변단체 중 '자유총연맹'과 '바르게살기운동'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입니다. 그만큼 3대 관변단체에 대한 윤 대통령의 관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3대 관변단체의 보조금 총액이 올해만 777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바르게살기운동'의 경우, 지난해 전국회원대회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윤 대통령의 축전을 대독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엔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로 격상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만나 "아주 힘이 나고, 더 열심히 일해야 되겠다는 각오가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칠성시장은 서문시장과 함께 대구의 양대 전통시장으로 꼽힙니다. 윤 대통령은 시장 상인, 지역 국회의원 등과 오찬을 함께 하며 지역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격려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미나리를 판매하는 상인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북 안동 이어 대구행…강서 패배 이후 보수결집 행보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구·경북(TK) 지역 방문은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을 찾은 이후 11일 만입니다. 지난달 11일 여권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계속해서 보수층과 대구·경북 민심결집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대구·경북을 찾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2022년 8월23~25일 조사) 기준으로 지지율이 27%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26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기를 받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또 지지율이 30%(2023년 3월28~30일 조사)까지 하락했던 올해 4월1일에도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의 대구·경북 지지율은 41%로, 일주일 전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0월31일~11월2일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4%로, 30%대 중반에 머물렀습니다. 대구·경북 지지율(48%)도 과반을 밑돌았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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