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돌봄 파업 장기화 우려…불법 대체인력 규탄도

서사원지부 보육교사들 “어린이집 운영 중단 멈춰야”

입력 : 2023-11-08 오후 4:57:44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에서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노사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서사원은 국공립어린이집인 ‘든든어린이집’ 7곳의 위수탁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반면, 이곳 보육교사들은 공공돌봄과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어린이집 지속 운영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가 파업에 나선 지 10일째인 8일, 소속 보육교사들이 현장의 대체인력 파견을 두고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규탄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 앞 기자회견에서 “보육교사들이 파업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파업을 무력화하는 대체인력 투입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근로감독관청으로서 서울서부지청은 신속한 조사와 처벌로 불법적인 노사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업 이후에도 두 차례나 교섭이 이뤄졌지만 공공성도, 노동권도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사측의 신뢰 없는 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대체인력 투입으로 서사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서사원은 어린이집을 지속 운영하고 보육교사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소속 보육교사들이 8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 보육교사들은 서사원이 일방적으로 어린이집 운영 중단이라는 독단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서사원은 앞서 송파를 제외한 든든어린이집 6곳(노원, 중랑, 영등포, 서대문, 은평, 강동) 중 3곳에 위수탁 해지 공문을 보낸 데 이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30일 나머지 3곳에도 해지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미 송파 든든어린이집은 지난달 1일부터 위수탁이 해지된 상태입니다.
 
“어린이집 운영, 공적돌봄의 모델”
 
서사원은 지난 정부 시절인 2019년 ‘공공돌봄 확충’과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이유로 설립된 기관입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공공돌봄 정책 기조도 변했습니다. 서울시의회는 올해 예산 편성에서 서사원 출연금 168억원 중 100억원을 삭감하고 자체 혁신안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서사원 경영이 방만하다며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서울시는 서사원의 어린이집 수탁사업 중단이 공공돌봄에 집중하기 위한 서사원 경영 혁신의 일환이라는 설명입니다. 서울시는 서사원이 공공돌봄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혁신계획을 수립해 실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사회서비스 시설 대부분이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 현실에서 서사원이 어린이집을 운영해온 것은 민간이 운영하는 무늬만 공공이 아닌 공공이 책임지는 공적 돌봄의 중요한 모델이었다”며 “이용 당사자인 학부모와 시민,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들 모두 서사원의 공공돌봄이 유지되기를 원하지만 서사원이 일방적 운영 중단 입장만 고수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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