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내 주요 유업체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케팅 및 판매관리 비용 축소 등 긴축재정 여파와 지난 수년간 저조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맞물린데 따른 결과인데요.
이들 업체가 그간 저출산 문제, 원윳값 인상 등으로 긴 시간 고전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 개선세는 분명 의미 있는 지표라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이 같은 실적 호전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사업 다각화가 속도감 있게 이뤄지는 것이 핵심이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일유업의 영업이익은 171억3776만원으로 전년 동기(104억6644만원) 대비 63.74%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35억4728만원으로 전년(4266억1652만원)보다 3.97% 늘었습니다.
또 남양유업의 경우 3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졌지만 손실폭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역시 연결기준으로 3분기 영업손실은 56억4030만원으로 전년 동기(182억1020만원)보다 69.03% 감소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36억1929만원에서 2542억1057만원으로 소폭 올랐습니다.
이처럼 유업계의 실적이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은 업계가 자체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고, 수년간 실적이 악화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입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워낙 실적이 좋지 않아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아직 2년 전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여전히 감소한 상태"라며 "업황 악화로 마케팅 비용, 판관비 절감 등 긴축 재정에 돌입한 점이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수익성 높은 채널의 판매 확대도 한몫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양유업 관계자 역시 "매출 활성화와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해 영업 적자가 축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 기본 가격이 오르면서,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지난달 주요 흰우유 가격을 4~6%가량 인상한 바 있는데요.
이로 인한 이익분이 향후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이 같은 실적 호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측입니다.
다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유업계의 호실적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저효과와 비용 절감만으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출산 트렌드가 고착화되는 분위기 속에 업계 역시 미래 신성장 동력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데요.
유제품이라는 고유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건기식, 외식 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가 장기간 호실적의 열쇠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저출산 세태는 우리 산업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은 만큼, 업계는 이를 위협 요인에서 배제해야 해야 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이들 업체는 유제품에 대해 수십년간 독자적인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2차, 3차 식품 콘텐츠를 생성하는 방안에 골몰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당사가 보유한 장수·파워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활동 추진과 함께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단백질·건기식·식물성 음료 시장 확보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우유 판매대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