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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업
팬젠(222110)이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모습이다. 올해 전환사채(CB)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음에도 유동비율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주력 제품인 빈혈치료제(EPO) 공급 확대 및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및 개발(CDMO) 계약이 활발해지면서 부진했던 매출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재무 상태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팬젠 홈페이지)
유동비율 175.58%로 악화…매출 부진에도 연구개발비 유지 영향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젠의 올해 3분기말 기준 유동비율은 175.58%로 나타났다. 이는 759.29%를 기록했던 지난해말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다.
팬젠은 올해 1분기 급격하게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연구개발비 확보와 채무상환을 위한 32억원 규모의 제3회차 CB를 발행했다. 팬젠의 1분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유동성 자산 및 상품 등 포함)은 2억2444만원으로, 기업 운영을 위한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CB를 발행하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나 했지만, 올해 3분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6억1223만원에 그쳤다.
이는 팬젠이 매년 연구개발(R&D)에 2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 수혈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팬젠이 상장한 2016년에는 R&D 투자로 63억원을 사용했다. 유동성 악화 기조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5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통상 바이오기업의 활발한 R&D 활동은 긍정적인 신호로 여기지만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은 시점에서 우려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2019년부터 빈혈치료제(EPO)를 판매하기 시작했음에도 예상보다 부진한 매출이 악영향을 미쳤다. EPO는 2019년 말레이시아에 Erysaa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이어 2020년 팬포틴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필리핀에서도 제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발매 직후인 2019년에도 EPO 매출은 8억1000만원에 그쳤다. 한국에 출시한 2020년 EPO 매출은 35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필리핀 출시에도 불구하고 38억원으로 마무리했다.
이처럼 영업활동으로 현금흐름이 창출되지 않아 유동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팬젠의 올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2억원이다. 제품을 출시한 2019년에는 37억원만큼 현금이 유출됐고 이후 2020년 47억원, 2021년 33억원, 2022년 35억원 순으로 계속해서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출됐다.
이에 팬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장 추가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없다"라며 "(팬젠은) 기술성장기업이기 때문에 R&D 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고, 파이프라인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적절하게 자금 운용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발해진 수주 계약에 매출 확대 기조…중동 진출도 임박
EPO를 통한 대규모 매출이 견인되지 않던 상황에서 최근 6개월 동안 EPO 공급 및 CDMO 계약이 활발해지면서 매출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넉넉한 수주잔고를 보유한 가운데 추가적인 공급 계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품목 허가된 제품이 사우디에서 출시가 임박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룰지 주목된다.
올해 3분기말 기준 팬젠의 수주잔고는 76억원으로, CDMO사업(38억원)·EPO(26억원) 등 잔고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근 팬젠은 말레이시아의 Duopharma(M) SDN. BHD.와 8억5985만원 규모의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기존 CDMO 및 EPO 잔고와 추가로 체결된 공급 계약 모두 내년까지 납기가 완료되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여기에 팬젠은 올해 하반기에 팬포틴 2000IU 및 4000IU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통상 품목 허가가 되면 바로 출시 준비에 들어간다. 팬젠은 현재 가격 결정 등 준비를 마친 상황으로 정부 입찰이 확정되면 바로 발주를 받아 매출 견인이 기대된다.
팬젠 관계자는 중동시장 진출과 관련해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19년에도 그렇고 출시와 동시에 매출이 바로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사우디 외 GCC 5개국에 독점적으로 Saudi Vax사를 갖고 있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발휘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시장에 진입해 알리는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