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12년간 드라이아이스 가격을 짬짜미한 옛 태경화학 등 6개 업체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들은 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하는 업체들로 드라이아이스 가격 담합기간 동안 87%가량 급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드라이아이스를 제조·판매하는 6개 업체의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약 48억6000만원을 부과한다고 19일 밝혔습니다. 6개 업체는 동광화학, 선도화학, 어프로티움(옛 덕양화학), 에스케이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옛 한유케미칼), 창신화학, 태경케미컬(옛 태경화학) 등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2007년 5월 대한탄산공업협동조합에서 첫 모임을 열고 4개 빙과사에 대한 판매단가를 인상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465~480원 수준이었던 1킬로그램당 드라이아이스 가격을 2008년 480원, 2009년 500원, 2011년 530원, 2018년 550원, 2019년 580원 등 총 5차례 걸쳐 가격을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2007년부터 12년에 걸친 담합 기간 중 6개 업체의 빙과사 판매 가격이 마치 1개 사업자의 가격처럼 동일하게 인상·유지했습니다.

 

이들은 가격담합 이탈방지를 위해 각 사별 국내 드라이아이스 시장점유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데도 합의했습니다. 업체별 지분율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매월 각 사 판매내역을 공유하는 등 더 많이 판매한 업체가 더 적게 판매한 업체의 제품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물량 정산'을 해왔습니다.

 

국내 드라이아이스 시장에서 10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6개 업체의 담합으로 시장의 가격 및 물량 경쟁이 사실상 차단됐고, 드라이아이스 가격은 약 87%가량 크게 뛰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태경케미컬 15억원, 창신화학 9억2000만원, 선도화학 8억8500만원, 어프로티움 6억8500만원, 에스케이머리티리얼즈에어플러스 6억7700만원, 동광화학 1억9300만원입니다.

 

고인혜 공정위 서비스카르텔조사팀장은 "냉동식품 및 신선식품 등의 배송을 위해 자주 쓰이는 드라이아이스 판매시장에서 발생한 담합을 최초로 적발·제재한 사례"라며 "국민생활 밀접분야에서 민생 부담을 초래할 수 있는 가격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