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한국전력공사의 경영위기 타개를 위한 추가 자구대책인 '한전KDN 지분 등 유휴재산 매각'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력계통 전산관리시스템을 총괄하는 한전KDN의 지분을 민간에게 넘길 경우 전력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세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실행위원(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력산업 공공성 위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통해 "한전KDN은 전력계통 전산관리시스템 총괄 이외에도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전산망 보안을 담당한다"며 "이를 민간에 개방하는 건 전력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전KDN 전력계통 감시, 진단 및 제어, 전력사업 정보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력망 안정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이라며 "전산망 보안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한전KDN의 경쟁사인 LG CNS, SK C&C, KT클라우드 등은 모두 지분 상장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력산업 공공성 위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전의 재무위기는 요금인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손에 들린 전기요금 고지서. (사진=뉴시스)
정세은 위원은 "한전KDN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며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미래 에너지 산업 플랫폼 주도권을 민간에 넘길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위원은 "한전의 경영목표는 부채 200조원을 전부 탕감하는 게 아니라, 50조원 가량 감축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며 "한전 부채 50조원 감축은 추가 전기요금 인상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은 한전과 같은 전력산업을 일정부분 부채와 부채비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도쿄전력홀딩스 부채비율 339%(2018년 기준), 프랑스 EDF(Electricite de France) 부채비율 733%(2022년 기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정세은 위원은 "한전의 당장의 재무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일 뿐 아니라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필요한 정책"이라며 "충분한 전기요금 인상 없이 재무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자문위원은 "한전의 무책임한 자산매각, 역량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들이 재고돼야 한다"며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한 구조적인 적자 해소와 동시에, 서민과 중소사업자들을 위한 에너지 복지를 대폭 확대하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력산업 공공성 위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전의 재무위기는 요금인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손피켓 들고 서 있는 전국전력산업노조연맹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