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정부가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대기업만 한정해 평균 10.6원킬로와트시(kWh)당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철강사들의 올해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특히 전기로를 쓰는
현대제철(004020)과
동국제강(460860)은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한층 커진 상황입니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산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9일부터 산업용(을) 대용량 전기요금을 kWh당 평균 10.6원 인상키로 했습니다. 다만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동결했습니다. 이번 요금 인상에서 제외된 주택용·소상공인용은 추후 검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향후 국제 연료 가격, 환율 추이 등을 살피며 요금 조정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산업용(을) 요금 인상도 시설규모 등에 따라 세부 인상폭을 차등화했습니다. 산업용(을) 고압A는 6.7원/kWh, 산업용(을) 고압 B·C는 13.5원/kWh 올렸습니다.
전기료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4분기까지 여섯 차례 인상됐습니다. 전기료는 지난해 4월(6.9원), 7월(5원), 10월(16.6원) 세차례 인상돼 ㎾h 당 최대 28.5원 올랐습니다. 이어 지난 1월, 5월 ㎾h 당 각각 13.1원, 8원을 인상됐습니다. 이달 인상분까지 하면 ㎾h당 총 60.2원이 올랐습니다.
이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졌습니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 컨퍼런스콜에서 "㎾h당 전기료 1원이 오르면 원가 100억원 정도가 오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철강사 가운데 전기로 비중이 가장 큽니다. 현대제철은 연간 전기 1만 기가와트(GW) 가량 사용하며 전기로는 10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 전기료 인상분(31.7원)만 계산하면 현대제철은 3200억원에 육박한 원가 상승분이 발생한 겁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전기로 3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연간 전기료 납부는 2400억원 수준입니다. 올해 전기료 인상에 따라 10% 가량 추가 납부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전기요금이 오른것으로 보이는데 일정 부분 요금 인상은 산업계에서 감내해야한다고 본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 연료비 연동제가 빠르게 정상화 되기를 바라며 전력산업기반 기금 요율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치가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철강사들은 업황 침체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자 고부가 철강재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업황이 좋은 자동차·조선업계에 판매하는 강판, 후판의 비중을 넓혀 실적 악화를 방어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철강사들은 제조 현장 효율화로 원가 절감도 진행 중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는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기에, 제조 현장에서는 야간 조업·생산 효율화 등 원가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에코아크전기로. (사진=동국제강)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