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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코오롱글로벌(003070)이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 증가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분기에 발생했던 대규모 영업활동현금 순유출을 3분기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필요한 지금은 외부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회사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많아 분양 후 공사비를 받는 조건이라 향후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 불황으로 100% 자금 회수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오롱글로벌 본사 모습.(사진=코오롱글로벌)
미청구공사 및 매출채권 늘어…영업활동현금 순유출 2천억원 넘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미청구공사 금액 35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481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말 대비 44.3%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도 같은 기간 3931억원에서 4390억원으로 1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미청구공사는 수주산업 특성상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계정이다. 발생주의 회계 원칙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면 비용이 발생하면서 매출이 잡히고, 이에 따른 영업이익 등이 계상된다. 다만, 실제 공사비 지급은 계약마다 지급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아직 공사비 지급일이 도래하지 않았다면 매출액은 미청구공사 금액으로 잡힌다. 이어 공사비 청구가 진행된 이후에도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매출채권으로 잡힌다.
다만,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공사 후반에 원래 계약된 금액보다 공사를 더 진행하면서 총 예정원가가 상승했지만, 아직 계약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아 청구하지 못해 미청구공사가 늘어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16.0%를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는 18.6%로 크게 상승했다.
더욱이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 규모가 크게 늘지 않았는데 미청구공사 상승률이 가파르다는 점도 눈에 띈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8987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 말 대비 미청구공사 금액은 24.1%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면,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9261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말 대비 미청구공사 금액은 4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출액은 1.4% 오르는데 그쳤지만, 미청구공사 상승폭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매출채권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101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328억원을 기록하고 ‘현금의 유출입이 없는 가감’으로 480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으로 2591억원이 순유출되면서 전체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 중 매출채권 증가로 2325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현금 뿐 아니라 투자활동현금도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코오롱글로벌은 결국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894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사채 발행으로 974억원이 유입됐고, 장기차입금으로 2100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차입금 상환으로 401억원을 사용하면서 결국 장기차입금 순유입은 1700억원을 기록했다.
지주택 조합 사업 ‘발목’…재개발 사업도 완공 후 미청구공사 잡혀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분양불 조건 현장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미청구공사나 매출채권 증가가 나타났으나 추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란 동일지역범위(시·도)에 거주하는 주민이 주택 및 아파트 건설을 위해 조합을 설립한 후 사업 시행의 주체가 되어 토지를 매입하고, 조합원들은 싼 가격에 아파트를 취득할 수 있는 사업 시행 방식을 말한다. 다만, 입주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중도에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이 조합원 가입에 큰 주의가 요구되는 사업이다.
여기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일반 분양에서도 완판까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다반사다. 법 규정 상 지역주택조합은 공급 예정 세대수의 50% 이상 조합원을 모집해야 설립이 가능하다. 즉, 조합원 뿐 아니라 향후 일반 분양을 통해 입주 세대를 더 모집해야 되는 부담이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계약한 사업이 대부분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많다는 점에 리스크로 꼽히는 이유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은 4061억원에 수주한 김해 율하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에서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3분기 기준 기성액 2133억원(진행률 52.54%)을 기록했지만, 이중 288억원이 미청구공사 금액으로 잡혀 있고, 155억원은 매출채권으로 계상돼 있다.
여기에 코오롱글로벌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아닌 재개발 사업이지만, 부천 소사구 계수범박 사업장에서 지난 2월 공사를 완료했지만, 아직 98억원을 미청구공사로 잡아 놓은 내용도 있다. 여기에 안양덕현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서도 진행률 98.23%를 기록했지만, 329억원이 미청구공사로 남아 있고, 이 중 2억원을 이미 손상차손으로 털어낸 상태다.
특히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커지고 있어 미청구공사 및 매출채권 회수에 대해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집값 상승보다 대출 금리와 고분양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 대단지 청약 당첨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하는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도 이달에는 92.5을 기록해 5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 이하로 하락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