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한계라지만…외국인력 이민 '유인책? 사회갈등?'

지역특화비자 제도화…비전문취업 쿼터 16만5000명
"사회갈등비용 증가 우려…내국인력 활용 고민해야"
"수도권·지방 인력 수급 모델 정책 달라야"

입력 : 2023-12-0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유진·김소희·이민우 기자] 비전문 취업(E-9) 외국인 노동자 16만5000명이 내년 한국 입성을 앞두고 있지만 '영주권' 혜택에 대한 시선이 엇갈립니다. 유인책이라는 시각과 사회 갈등을 우려하는 견해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여건 개선 등도 선행해야할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에 따라 총인구 대비 외국인주민의 비중과 종사산업 비중에 차이가 있는 만큼, 지역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3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E-9 외국인 노동자 인력과 영주권 혜택 등에 대해 문의한 결과 외국인 유인책에 대한 찬성과 '사회 갈등 비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지역특화 비자, 유인책"
 
'지역특화 비자'란 거주, 취업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력이 광역지자체장의 추천을 받아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할 수 있는 비자입니다. 거주 기간은 5년이며 이 기간을 모두 채울 경우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됩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영주권을 준다는 것은 아주 큰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며 "고용허가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돼 있어 기간 이후에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많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교수는 "5년 만근을 할경우 영주권을 준다는 것은 이주노동자들 입장에서 큰 유인책"이라고 말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건 고급인력과 저기술인력 두 가지 분야가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 대다수는 저기술분야다. 그 중에서도 공장형 근무, 단순생산이나 농촌일손돕기 정도로 돈을 버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분들도 한국에 오면 자연스럽게 최저임금 수준에서 있기 때문에, 기숙사를 잘 준다고 하면 도심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들도 한국에 와서 도심으로 가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 특정 지역에 머물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특화 비자는 불가피하다"고 조언했습니다.
 
3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E-9 외국인 노동자 인력과 영주권 혜택 등에 대해 문의한 결과 외국인 유인책에 대한 찬성과 '사회 갈등 비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사진은 제주도 감귤밭의 외국인 노동자들. (사진=뉴시스)
 
"문제는 사회 갈등 비용"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에 들어와서 살고싶어 하시는 분들이 꽤 있기 때문에 (영주권 혜택이) 유인책이 될 수 있다"며 "유인책은 되는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을 수용해서 같이 더불어 살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 있으면 상관이 없지만 그러지 않다면 사회 갈등 비용이 꽤 많이 늘어나니까 또 다른 문제"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내국인을 어떻게 고용해서 고용시장을 활성화할까 고민을 하지 않고 빈 자리를 외국인력으로만 채우려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소장은 "출산율을 끌어 올리겠다고 천문학적인 돈을 써도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향하는 걸 막지는 못한다"며 "많은 학자들이 1이상으로 올라가는 것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 소장은 "아무리 자동화, 무인화가 된다고 해도 인력이 아예 필요 없지는 않다"며 "인구수가 줄어들고 출생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대안은 외국인력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역별 외국인 노동자 정책 필수
 
최근 노동연구원의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21년 11월 기준 외국인 주민 비중은 전체 국민의 4.1%로 집계됐습니다. 우리나라 총인구에서 이주 배경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계택 소장은 "수도권 쪽과 대전 이북쪽까지는 인력을 구하는 것이 비교적 가능한 편"이라며 "하지만 아래 지역은 인구소멸 문제 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구인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도권지역과 지방지역의 인력 수급 모델 정책이 다를 수밖에 없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병훈 명예교수는 "지역별 맞춤형으로 한다는 식의 취지는 좋지만 어느 지역이든 관계없이 최소한의 근로 기준과 노동인권 등이 보장돼야 한다"며 "노동환경에 있어서는 있어서는 지역 차이를 둬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전제가 돼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는 "최저임금도 지역별 차등을 두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 것이 차등적용 쟁점이 됐다"며 "이처럼 기업의 편차가 노동 기준이나 노동권 보호 등에서 차등으로 나타나는 형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홍기용 교수는 "외국인 인력을 전공이 있는 등 고급인력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즉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한국에서 받아야만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E-9 외국인 노동자 인력과 영주권 혜택 등에 대해 문의한 결과 외국인 유인책에 대한 찬성과 '사회 갈등 비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사진은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김소희·이민우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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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