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도 채 남지 않았군요. 내년 1월 초에는 장관들이 우수수 '출마의 변'을 내놓으며 '정든 장관직'을 떠날 겁니다.
총선을 앞두고 장관들이 공직을 떠나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 특히 '인기 장관'이거나 국회의원을 했거나 하던 중 입각한 장관들은 '장관보다 의원'에 방점을 찍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이같은 현상을 비난할 것도 못됩니다.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민주국가에서 장관직을 버리고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을 비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까요.
총선 앞두고 '핫한 부처' 떠오른 법무부
총선을 앞두고 최근 가장 '핫한' 부처는 법무부일겁니다. 한동훈 장관 출마설이 꿈틀거리면서 이미 정계는 술렁이는 모습입니다. 국회에서 기세 등등한 의원들 앞에서 '기딸리지 않고'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모든 시선이 한 장관에게 쏠릴 것은 뻔한 일입니다. 그만한 대응력을 갖춘 인물이 보이지 않는 야당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 갈만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 장관이 격전지를 선택할 지, 여당 선호도가 높은 지역구에 출마할 지, 비례대표로 나서면서 여당의 인기몰이만 이어갈 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총선에 나간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지 않은 이상 아직까지는 모든 것이 추측일 뿐입니다. 그래도 출마를 공표하기도 전에 초점이 한 장관에게 모아지는 것을 보니, 요즘 말로 '인싸'(관심을 모으는 핵심인물)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출마설이 도네요. 조국 전 장관도 한 장관처럼 '인싸'입니다. '딱 떨어지게 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듯 출마가 가시화되는 분위기입니다.
11월 18일 전주에서 북콘서트를 연 조국 전 장관은 12월에는 광주 북콘서트를 예고하는 등 호남지역에서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현직 한동훈 대 전직 조국. 법무부는 현직과 전직 장관의 행보에 총선을 앞두고 가장 뜨거운 부처가 된 느낌입니다.
한동훈 장관도 현장 행보가 숨가쁩니다. 장관직 자체가 현장을 많이 찾는 자리이기도 하고, 이미 예정된 일정이라고 하면 그닥 할 말은 없습니다만, 지난 17일 대구에 이어 20일은 서울, 21일은 대전을 방문합니다.
총선 출마설이 대두되기 전이야 장관이 어딜 가든 크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시선이 꽂히기 시작한 지금부터는 동선 하나하나가 이슈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할 겁니다.
줄잇는 장관 출마설에 행정부 공백 불가피
물론 장관 출마설은 법무부만의 일은 아닙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총선 출마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이미 5개 부처의 장관이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군요. 여기에 추가로 '차출'을 명분으로 국회의원 출사표를 던지면 행정부 수장의 총선 행보는 늘어날 겁니다. 물론 차출되는 장관들은 국민은 요구한 적도 없는데, 당이 아닌 '국민의 부름'을 받았다고 하면서 생색을 낼 듯 하지만요.
문제는 행정부의 공백 우려입니다. 22대 총선은 4월에 열리는 만큼 지금 장관 출마 하마평에 오르는 부처는 흔들림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불편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겠지요. 부처의 수장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이상 내부 균열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4년마다 이런 현실을 겪어야 하는 국민 입장에서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오승주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