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사진 윗줄 왼쪽)을 지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사진 윗줄 왼쪽 두번째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토교통부 장관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사진 아랫줄 왼쪽부터), 해양수산부 장관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외교2차관 등을 각각 지명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개각을 단행하면서 여권은 총선 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전망입니다. 당장 이번 교체 명단에 포함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역할론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계양을 불사'하는 원희룡…총선 등판 '채비'
이날 개각 대상은 추경호 부총리와 원희룡 장관을 비롯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입니다. 이번에 교체된 6명의 장관은 내년 총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3선 의원과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 장관은 '인천 계양을' 출마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계양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현재 지역구로, 보수 정당에는 대표적 험지로 꼽힙니다. 원 장관은 이른바 ‘대장동 일타강사’로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 등에 원 장관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추 부총리는 현재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3선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부산에서 재선을 한 박민식 장관은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분당을은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연달아 재선을 한 곳입니다. 정황근 장관은 그의 고향인 충남 천안을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는데요. 천안을은 3선의 박완주 의원의 지역구로, 박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입니다.
이영 장관은 서울 서초을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서초을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여서, 당내 경선 등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조승환 장관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부산 중구·영도구는 조 장관의 출생지이기도 합니다.
윤석열정부 장관 총선 출마 예상도.
한동훈 '용산이냐, 종로냐'…커지는 역할론
내년 총선 대비를 위한 추가 개각도 예상됩니다. 추가 개각은 빠르면 이번 주나 국회 예산 정국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총선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표적입니다. 한 장관의 경우 연말과 연초 그를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개각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종로부터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비례대표까지 다양한 총선 출마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여권으로부터 그의 고향인 수원 지역구 출마를 권유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유임과 출마설이 함께 나오는 박진 외교부 장관은 총선 출마 시 현재 지역구인 강남을 출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 개각에 대해 “도주 개각”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최상목 경제수석을 경제부총리에 중용해 경제정책 전반을 맡기겠다니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며 “도덕적 결격 사유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오직 대통령의 지시를 충직하게 이행하면 그만이라는 발상인 것인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외교부 관료 출신을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하고 경영학과 교수를 보훈부 장관으로 등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번 개각이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 국정 실패의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쥐여준 개각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