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티웨이, 대한항공 독과점 수혜 TF 가동

티웨이 승무원들 이달 1일부터 대한항공식 공항 출근
지난 10월 ‘특별도입항공기 스케줄 운영 TF’ 인사 발령
동일 기종 따른 임금 체계 달라, 내부 불만 해결은 과제

입력 : 2023-12-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티웨이항공(091810)이 최근 조종사 출근 방식을 대한항공식으로 바꾸고, 대한항공으로부터 양도 받는 기재 운영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TF 신설은 사실상 대한항공이 유럽 집행위원회(EC)의 유럽 노선 독과점 우려 해소 카드로 꺼내든 유럽 4개 노선을 티웨이에 양도하는 것에 따른 조치입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내년에 파견 오는 대한항공 조종사들과 근무환경을 통일하기 위해 최근 운항(기장·부기장)·객실승무원들에게 기존 출근 장소인 훈련센터가 아닌, 인천·김포국제공항으로 직접 출근하라고 통보했고, 이를 이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르면 내년 6월 대한항공이 티웨이에 양도하는 A330-200 5대와 이를 모는 대한항공 기장 50명, 부기장 50명 파견에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사전에 출퇴근 방식을 통일해 파견 온 이들과 기존 근무자들 업무에서의 혼란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익명을 희망한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회사가 지난달 승무원들과 상의 없이 출근 장소를 공항으로 변경한다고 통보했다”면서 “공항 직접 출근은 대한항공 시스템으로 사실상 대한항공 조종사 파견 받기 위해 출근 방식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2년 6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국적사들의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티웨이는 또 지난 10월 31일 사내 인트라넷에 ‘특별도입항공기 스케줄 운항 TF’에 따른 인사발령도 냈습니다. 회사는 현재 A330-300을 운용 중이어서 양도받는 A330-200에 대한 정비 인력이나 승무원 편조 등을 다시 짜야합니다. 때문에 TF 신설은 이전되는 A330-200 기재와 조종사 파견에 따른 여러 제반 조건들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꾸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TF는 유근태 종합통제실 상무(팀장)가 주축이되어 12명으로 꾸려졌으며, A330 선임기장 2명도 포함됐습니다. 발령 난 이들의 근무 기간은 2023년 11월 1일부터 2024년 5월 31일까지입니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내년 항공기 도입 계획과 대비를 위한 준비”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가 언급한 내년 항공기 도입 계획은 대한항공의 A330-200으로 보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이미 A330-300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동일 기종을 더 들여온다고 해서 TF를 꾸릴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발령 시기가 내년 5월 31일까지라는 점을 미뤄볼 때 상반기 내 대한항공 기재를 모두 이전받고 같은해 하반기부터는 배분 받은 유럽 노선에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띄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심사 중인 유럽 집행위원회(EC)는 합병으로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4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에 대한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독과점 해소를 위해서 티웨이에 4개 노선 운수권을 양도하고, 더불어 실질적으로 해당 노선에 띄울 기재와 조종사를 보내는 것입니다. 국내항공사 한 기장은 “지난 10월 대한항공 A330 5대에 따른 기장 50명, 부기장 50명이 내년 상반기 티웨이로 파견 간다는 내용이 대한항공 내부에서 확정됐다”고 말했습니다.
 
운수권 양도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합병은 대한항공과 산업은행 주관으로 EC가 조건부 승인을 내어주면 운수권 관할인 국토부가 해당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회수 및 재배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EC 최고위 당국자가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한 아시아나 합병 시정조치안에 대해 처음으로 긍정 평가를 내리면서 합병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는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하지만 티웨이 내부에서 같은 기종인 A330임에도 불구하고 파견 오는 대한항공 조종사와 티웨이 조종사의 임금체계가 달라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를 해결하는 것은 과제로 남습니다.
 
 
서울 강서구 하늘길 김포국제공항 화물청사에 위치한 티웨이항공 훈련센터 1층 내부.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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