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영장 '초읽기'…검찰의 자신감

검찰, '불법 후원금 의혹' 구속영장 적시 검토

입력 : 2023-12-12 오후 4:52:07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검찰이 '돈봉투 의혹'의 정점에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송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소환 없이 이번 주중 구속영장 청구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진술 거부한 송영길, 쏟아지는 불리한 증언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9400만원 가량의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하고 이를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지난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출석했으나 13시간 조사 내내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재판에서는 송 전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윤관석 무소속 의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 상임감사위원,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씨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에서 자금 살포가 있었다는 사실을 줄줄이 인정했습니다.
 
불법 후원금 의혹…검찰, 정황 잡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자금이 송 전 대표의 캠프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습니다.
 
현재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할 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초 알려진 건 폐기물 소각장 확장 관련 인허가 민원 해결 대가로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다른 6명으로부터 4억원을 추가로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송 전 대표 측은 먹사연 후원금은 영수증 등이 있어 문제가 없고, 송 전 대표와도 관련 없는 '별건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후원금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뿌려진 돈봉투의 자름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정황을 확인했다는 입장입니다.
 
컨설팅, 수신자는 송영길·비용은 먹사연
 
앞서 검찰은 전 보좌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서에 그가 먹사연의 자금으로 송 전 대표의 당대표 선거를 도운 과정을 담았습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에도 전당대회에 한 차례 출마하려 했는데, 당시 '이낙연 대세론'으로 인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대신 이듬해 있을 전당대회를 위해 박씨와 먹사연 소장과 함께 경선 준비에 나섰는데요. 그 일환으로 2020년 5월 박씨는 컨설팅 업체 '얌전한고양이'에 송 전 대표의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러나 박씨는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기 위해 여론조사비를 먹사연 자금으로 대납하게 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입니다. 먹사연은 대납 사실을 감추려 고유 사업을 위해 여론조사를 한 것처럼 허위 견적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습니다. 견적서 수신자가 송 전 대표로 돼 있는 것을 박씨가 먹사연으로 바꾸도록 한 사실은 당초 먹사연이 비용을 대납토록 했다는 정황으로 이어집니다.
 
계약 주체를 바꿔가며 비용이 오간 것이 문제인 이유는 비영리 법인인 먹사연이 특정 정당이나 사회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송 전 대표의 정치자금 수입은 연간 1억5000만원인데, 여론조사 비용으로 924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인지라 먹사연을 통해 대납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자 책임자"라며 "지금까지의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인적·물적 증거로 (혐의를) 확인했다"며 구속을 확신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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