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김유진 기자] 2기 경제팀 교체를 앞두고 떠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저하고(상반기에 경기가 침체하다 하반기 반등)'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존 성장 전망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4%의 경제 성장률 성적을 놓고 '상저하고'로 판단할 수 있을 지는 견해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특히 관심도가 집중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의 향배를 놓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밑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즉,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뉴시스)
추경호 부총리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 전 가진 마지막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로서는 전반적 경기흐름이 정부가 당초 전망한 것과 유사한 흐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말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우리 경제가 상반기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1.6%에서 1.4%로 일찌감치 낮춰 잡은 바 있습니다.
추 부총리는 "현재로서는 당초 정부가 금년도 성장률 전망한 1.4% 수준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이미 앞서 금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좋지 않고 하반기 들면서 서서히 회복 조짐 보이고 내년으로 가면서 좀 더 회복세 두드러질 거라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상반기 0.9%, 3분기 1.4% 성장했는데, 현재 상태로 보면 4분기 성장률은 2% 초반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렇게 되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당초 전망대로 1.4%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빗나간 물가…올해 3.6% 유력
또 1년 넘게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정부가 전망했던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3.3%)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를 기록 중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3.3% 오르며 4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가격은 그대로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제품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예고했습니다.
그는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것"이라며 "현재 표시광고 또는 소비자보호법 등 관련법에서 정하는 제품 함량 등에 대해서 정확하게 표시하고 알려야 될 책무가 제조업체 그리고 유통업체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사진=뉴시스)
내년 경방은?…2기 경제팀 '주도'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바통을 이어받을 2기 경제팀의 몫이라며 최상목호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추 부총리는 "떠날 사람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정책의지 밝힌다고 시장이 신뢰하겠냐"며 "앞으로 1년을 이끌어갈 신임 부총리가 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모든 면에서 저보다 훨씬 역량이 뛰어난 분"이라며 "정말 역량 있는 좋은 든든한 후임자가 오기로 예정돼 있어 떠나는 저도 마음이 굉장히 홀가분하고 든든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최상목 후보자는 2기 경제팀의 목표로 '역동 경제'를 제시하며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최 후보자는 "(현재 우리 경제는) 혹독한 겨울을 헤쳐 나가고 이제 꽃샘추위를 맞고 있다"며 "결국 조만간 꽃이 핀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의 확산으로 민생 안정에 주력하는 한편 취약 부문의 잠재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 역동 경제가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연히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다음에 금리 정책으로 경기 개선에 상당한 제한점이 있는 여건이기 때문에 이제 흔히 말하는 구조개혁 등을 통해서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조용훈·김유진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