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2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여당발 인적쇄신'이 민주당을 덮쳤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마저 직에서 물러나자 민주당 내부에선 "이러다가 총선 필패"라는 우려가 확산했습니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가 기득권 사수에 나선 사이,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만 이어지고 있는데요. 민주당이 인적쇄신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반명(반이재명) 연대 원심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3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습니다.
홍성국 불출마 선언…비명계 "당이 버렸다"
초선의 홍성국 민주당 의원은 13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회는 (미래로) 가는데 정치는 관성적으로 과거의 트랙 따라가며 정치와 사회의 간격이 너무 벌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초선 이탄희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는데요. 이로써 민주당 현역 의원 중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6명으로 늘었습니다. 앞서 박병석(6선·대전 서구갑)과 우상호(4선·서울 서대문갑), 오영환(초선·의정부갑), 강민정(비례)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화했는데요. 중진 2명에 초선 4명으로, 초선 불출마가 두드러지는 상황입니다.
당내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홍 의원 불출마 선언 직후 "대한민국 정치와 민주당이 홍 의원을 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 권력 친명 기득권 정치인들은 꿈쩍도 안 하며 요직을 차지하며 공천권을 손안에 쥐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도부의 무관심 속에 나가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나가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새해 신당 창당…"욕심대로라면 제1당"
당이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이, 분당 시계추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내년 신당 창당 방침을 거듭 공식화했는데요. 이 전 대표는 SBS에 출연해 '신당 창당 진짜로 할 건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뒤 "절망하는 국민들께 작은 희망이나마 드리고 말동무라도 돼 드리겠다, 이 방향은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창당 진행 현황과 관련해 "아주 실무 작업의 초기 단계"라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많이 애를 쓰고 계실 것"이라고도 언급했는데요. 창당 시기에 대해서는 "새해 초에 새 희망과 함께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창당을 함께할 인물들에 대해서도 "이제 함께 모아져야 될 것"이라며 "사람들의 거취라는 건 남이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비쳤습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시 총선 목표에 대해서는 "욕심대로라면 제1당이 돼야 할 것"이라며 "총선 전망은 제3의 신당이 얼마나 약진할 것이냐가 제일 큰 변수"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신당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과, 창당을 앞둔 금태섭 전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그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여지를 열어뒀죠. 다만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선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