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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CJ씨푸드(011150)가 지난해 말 수익성 회복을 위한 구원투수로 모회사인
CJ제일제당(097950)에서 식품구매담당를 맡고 있던 박태준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대표직을 맡은 지 1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어묵 수요 감소에 실적은 여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률 역시 반토막 난 상태다.
(사진=CJ씨푸드)
지난해 이어 올해도 거꾸로 가는 실적 시계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CJ씨푸드 매출액은 10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99억원)대비 3.0%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간 매출액 역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매출액 감소는 어묵 시장 수요가 감소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어묵은 2014년을 기점으로 베이커리형 고급식품으로 재포지셔닝 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어묵 매출액은 원재료인 어육(명태살)의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제품가격 인상 등의 요인으로 매출이 감소, 최근 수년간 정체 상황에 놓였다.
CJ씨푸드는 1976년 창업한 이래 수산물 가공 수출사업을 바탕으로 식품사업을 전개해 왔다. 지난 1985년에 '삼호어묵'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내수식품사업에 도전했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한 CJ씨푸드는 올해 9월 말 판매량을 기준으로 업계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묵시장 내 CJ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33.7%로, 사조대림과 업계 1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조대림(31.1%)과는 약 2%포인트 격차를 두고 업계 1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동원F&B(9.8%), 삼진식품(5.1%), 늘푸른바다(3.1%)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어묵시장 점유율에서는 CJ씨푸드가 사조대림을 앞서가고 있지만,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는 뒤처졌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사조대림이 어묵·맛살류 제품군의 매출액은 15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513억원) 대비 3.70% 증가했다. 지난 2020년 200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872억원으로 6.77% 역성장했으나, 지난해 2042억원으로 외형성장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사조 측에서도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어묵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맛살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CJ씨푸드가 요리용 어묵을 주력으로 하는 반면 사조대림의 경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점이 외형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대량 생산하는 중저가 제품 판매는 감소하는 반면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성장세를 띄고 있다"라며 "이와 같이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한편 전체적으로는 감소 추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태준 대표 선임에도…실적 개선 요원
영업이익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37억원)을 제외하고 CJ씨푸드는 2018년 41억원, 2020년 40억원, 2021년 45억원으로, 2.68~2.7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매출이 역성장하면서 영업이익도 41억원으로 축소됐다. 영업이익률도 2.69%로 직전연도 대비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말 CJ씨푸드는 CJ제일제당의 식품구매담당의 전략구매팀장으로 재직해오던 박태준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대표의 선임으로 판매력과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박 대표가 상무로 재직했던 2017년 11월27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4년간 CJ제일제당의 매출액은 고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8년 18조6701억원 규모던 매출액은 2019년 22조3525억원, 2020년 24조2457억원, 2021년 26조2892억원 등 꾸준히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올 3분기 CJ씨푸드의 누적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쪼그라들며 지난해 동기(24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2.18%에서 올해 1.13%로 줄었다. 영업이익률 감소는 같은 기간 원가율이 86.44%에서 87.05%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매출원가 감소보다 전체 매출 감소가 더 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재고자산의 경우 지난해 말 199억원에서 올해 9월 말 169억원으로 감소했다. 상품·제품·반제품은 같은기간 27억원에서 15억원으로 44.4%, 원재료·부재료·포장재 등은 172억원에서 154억원으로 10.46%줄었다. 다만,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말 7.9회에서 올해 6.7회로 줄었다. 회전 기간이 46.20일에서 54.48일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그 만큼 판매속도가 느려졌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 비중 역시 10.80%에서 11.39%로 증가했다. 특히 감가상각비와 포장비 등을 제외한 대다수 부분에서 지출이 늘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사업 재편을 위해 주요 경영진을 이사진으로 배치하고 박태준 CJ씨푸드 대표를 지난 5월 삼해상사 대표까지 겸임시켰다. 삼해상사는 1968년도 창업해 현재까지 41년간 김만을 취급하는 김전문업체로, CJ제일제당의 자회사다. CJ씨푸드의 주요 품목과 품목이 겹치는 만큼 원료 통합 구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생산과 영업을 일원화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최근 요리용 어묵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매출액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삼해상사와 시너지를 통해 원재료 비용을 줄이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간식용 어묵과 김 사업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