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제프티' 국산 코로나 치료제 승인 '역차별' 논란

입력 : 2023-12-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현대바이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현대바이오의 코로나 치료제 게임 체인저로 알려진 제프티(CP-COV03)는 니클로사마이드 개량신약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니클로사마이드가 체내 흡수율이 너무 낮고, 혈중 약물 농도 유지 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현대바이오의 CP-COV03는 니클로사마이드의 흡수율과 반감기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개량신약 후보물질입니다.
 
현대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외국산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서는 질병관리청의 긴급사용승인 요청 전에도 안전성, 유효성 사전검토를 했지만, 제프티 경우에는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사전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4월 위약 투약군 대비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제프티 투약군의 혈중 바이러스량 감소 효과가 14배 뛰어났다는 내용 등의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질병관리청 등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현대바이오 측은 "제프티는 임상 2상 결과에 대한 일부 자료를 식약처에 사전검토를 신청했지만, 9달이 되도록 결과가 않나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긴급사용승인 제도는 신종감염병 등 보건 위기 상황 시 허가 이전 혹은 정식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로 질병청이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한 의약품을 선정해 식약처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긴급사용승인 신청은 업체에서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현대바이오가 주장하는 제프티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사전검토를 식약처가 해주지 않고 있다는 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다만 "긴급사용승인과는 별개로 약사법에 따른 정식품목 허가 심사를 신청하기 전에 업체가 임의로 일부 자료에 대해 식약처에 사전검토를 신청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사전검토란 임상시험, 품목허가 등에 필요한 자료 일부 내용만 떼어서 정식 심사 전에 제출해 자료의 작성 기준, 적합성 등을 식악처로부터 검토받는 절차입니다.
 
식약처는 "제프티 관련 사전검토에 대한 진행 상황 등은 업체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현대바이오 전경(사진=현대바이오 제공)
 
일각에서는 엔데믹 국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돼 상용화 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 치료제 가격이 60만~80만원대로 고가인데 비해, 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춘 국산 코로나 치료제가 의료현장에 공급돼 환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사는 "앞으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대비한 치료제 개발은 중요한 과제로 중증, 경증 환자에게 언제든 처방이 가능한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며 "타미플루처럼 코로나 치료제가 다양한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계속 개발해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정부 역시 포지티브 규제보다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국산 치료제 개발이 활성화 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임상시험 중간에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의 협조와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코로나 펜데믹과 비교하면 코로나 치료제 개발의 긴급성 필요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감염병을 대비한 치료제 개발 의지가 꺾이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정 원장은 "정치적 정책적으로 접근하면 안되고,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 안전성과 유효성이 담보된다는 전제하에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 동력이 탄력받아야 한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코로나 치료제 확보 과제가 후순위로 밀리면 안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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