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HMM(011200) 노조가 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내용증명은 계약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법적 인증을 받고 문서 형태로 전달하는 것인데요. 지난주 국회 기자회견 개최 이후에도 노조의 협상 과정 참여 등 진척이 보이지 않으면서 노조가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입니다.
27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 지부는 KDB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한국해양진흥공사 김양수 사장 앞으로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정보공개 및 공청회 개최 요청'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이날 발송할 예정입니다.
내용증명은 통상 계약 이행 등을 놓고 계약 당사자 간 이견이 심해질 경우, 한 당사자가 자신의 입장을 법적으로 명확히 하는 행위입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얼마든지 민사소송 등을 취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셈인데요. 상대방에게 법적 위협을 가하는 행위로 일종의 최후통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공문에서 △하림(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의 HMM 인수자금 조달계획이 어떻게 재무적 안정성을 인정받았는지에 대한 평가 보고서와 구체적인 정보 공개 △HMM 인수기업에 인수 후 3년간 1조5000억원 배당을 약속했는지에 대한 공식 확인 △주식 매매계약, 주주 간 계약 등 우선협상대상자와 추진 중인 매각계약의 협의·합의된 매각 조건에 대한 공개 △위의 3가지 공개 요구 사항과 관련한 HMM 노조의 협상 참관 또는 공청회 개최 등을 요구했습니다. 회신 기한은 내달 4일입니다.
노조가 산은과 해진공을 상대로 내용증명까지 보내는 이유는 불투명한 매각 과정때문입니다. 특히 영구채 처분계획의 불확실성으로 서둘러 졸속으로 매각을 처리해 시작부터 각계 각층의 우려가 있었다는 입장인데요. 노조는 "10조원 국민 유보자본을 보유한 기업 매각에 털끝만한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며 "국가산업 구조조정 실행기관으로서 산은과 해진공이 성실히 책무를 수행하기를 요청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HMM 해원노조는 선박 50척이 6일째 선상 피켓시위를 시작으로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파업이나 태업까지는 아니지만 항구에 정박해 부여되는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식입니다. 전정근 해원노조위원장은 "예전에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정박료가 높아지기 때문에 선주의 이익을 위해 희생해 왔다"며 "관행적으로 넘어간 데 대해 정당한 권리를 찾는 준법투쟁으로 시작해 수위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HMM 해원노조가 선상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HMM 해원노조)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