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최근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영토분쟁 진행 중'이라고 기술해 논란이 된 데 대해 "(기본교재) 발간 최종 결심은 제가 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신 장관은 지난 28일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고 사과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국방부는 5년 만에 개편해 이달 말 전군에 배포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공개했습니다. 국방부는 해당 교재에서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센카쿠열도와 쿠릴열도와 함께 영토 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인 것처럼 기술한 겁니다. 국방부는 또 교재 속 한반도 지도에 독도를 전혀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 신 장관을 질책했습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정신교육 자료와 관련된 내용을 보고 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크게 질책했습니다. 이어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신 장관은 "(전방부대 방문 때) 제가 대통령을 수행했고, (대통령에게) 질책받았다"며 "(대통령은) 그런 기술을 한 것에 대해 어이없어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제가 꼼꼼히 살펴야 하는데 발간될 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을 대통령께 사과드리고 전량회수해 고치겠다고 보고드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재는 총 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4만부를 발간한다는 계획 아래 우선 4000만원을 들여 2만부를 발간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당초 교재 제작을 위해 책정된 예산 4000만원보다 두 배가 많은 8000만 원을 지출하게 됐습니다. 신 장관은 "국민 혈세 4000만원이 낭비된 것은 장관으로서 사전에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