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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통부가 기존 이통3사(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가 포기한 5G(5세대)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입찰 공고를 내고 제4이동통신사를 모집하는 가운데 지난달 19일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컨소시엄이 후보자에 올랐다. 제4 이통사 선정 조건으로 자금 조달 능력과 재무건전성, 사업 부합성 등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IB토마토>는 각 기업의 재무 구조를 살펴보고, 사업 선정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세종텔레콤(036630)이 2015년에 이어 2023년 제4이통사 재수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자금 조달 계획에 의구심이 터져 나온다. 지난해 적자에 시달리던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아직 수익성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 막대한 자금이 드는 이통4사 사업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강점이 있는 세종텔레콤이 5G 28기가헤르츠 대역에서 신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기로에 놓였다.
제4 이통사 두 번째 도전에 자금 조달 계획 구체화 필요
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2023년 3분기 영업이익 9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세종텔레콤은 2020년부터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원재료비 상승으로 2021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2년 382억원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수익성은 이제 막 회복하고 있는 단계다. 2021년 -2.55%까지 떨어진 영업손실률은 2022년 -1.69%로 개선됐고, 2023년 3분기 1.05%로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세종텔레콤은 2015년 제4이동통신사 사업자에 지원했지만 재정적 능력이 미흡해 떨어진 바 있다. 당시 세종텔레콤은 자본금 규모를 4000억원으로 책정해 제출했지만, 2015년 말 실제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해 69억원에 불과했다. 기업의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2015년에는 51.24%를 기록해 안정적인 수준인 100%를 넘기지 못했다.
8년 뒤인 2023년 세종텔레콤의 보유 자산 및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 하지만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졌고,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도 전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세종텔레콤 현금및현금성자산(유동금융자산 포함)은 2022년 1755억원에서 2023년 3분기말 2508억원으로 증가했다. 2015년과 비교해 2023년 3분기 현금성자산은 30배 이상 성장했고, 유동비율도 194%로 안정적인 수준이 됐다. 다만 2022년 3분기 157억원이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3년 3분기 107억원으로 감소함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마이너스 19억원에서 2023년 3분기 마이너스 112억원으로 늘면서 현금창출력이 약화됐다.
게다가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인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투자 계획은) 사업 신청서에는 들어갔겠지만 아직 신청 단계이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 (사진=연합뉴스)
B2B 사업은 강점이지만 통신비 인하 정부 요구 가능할지 의구심
세종텔레콤은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강점이 있지만 과학기술정통부가 제4 이동통신사를 선정하면서 필요로 하는 통신비 절감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7월 과기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주관하는 5G B2B 사업에 선정돼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울산
HD현대중공업(329180)과
현대미포조선(010620)에 5G 특화망을 조성하는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해당 사업은 이번 제4이통사에 할당하기로 한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기부는 이번 제4이동통신사를 모집하는 목적으로 가계 통신비를 인하하고 기존 3이통사가 잡고 있는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반면, 세종텔레콤은 이번 5G 28GHz 선점을 통해 기업간거래(B2B)로 자사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맞춘 것으로 보여 사업 적합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2023년 12월 열린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28㎓ 대역의 경우 회절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비가 많이 든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통해 통신요금을 내릴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가계통신비 인하를 이끄는 건 알뜰폰 생태계 육성"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에 정부가 제4이동통신사 선정에 내놓은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은 ‘독이 든 성배’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과기정통부는 28GHz 주파수 대역의 최저경쟁가격으로 742억원을 제시했다. 세종텔레콤을 포함한 신청 사업자가 모두 적격 심사를 통과하면 경매로 입찰 가격이 결정되겠지만, 2018년 같은 주파수 대역을 통신 3사에 2070억원을 주고 할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65% 가격을 낮춘 것이다. 또한 선정된 사업자에게는 최대 4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지원금과 세액공제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에서는 통신비 절감을 외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은 사업성이 까다롭다는 평가도 나온다. 28GHz 주파수 대역은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는 대신 전파 도달거리가 짧아 기존 이통3사의 주력 주파수인 3.5GHz 대역보다 더 촘촘한 기지국이 필요하다.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이통3사는 사업을 고사하기까지 했다.
망구축 의무 개수는 지난 2018년 통신3사가 부담했던 1만5000개보다는 줄었지만, 이번에 28GHz 주파수 대역 사업자로 선정되면 3년 안에 6000개 기지를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제4 이통사 선정 후에도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한 만큼 자칫하면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위험도 내포한 것이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일각에서는 B2B 사업에 치중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구체적인 사업 목적 및 내용은 아직 신청 단계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