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제방향)지난해 경제방향은 '궤도이탈'…빛바랜 '상저하고'

작년 경제정책 톺아보기, 성장률 1.4% 뒷걸음
물가 3.5%→3.3% 수정…연간 3.6% 기록
연간 무역수지 100억달러 '적자'…변화 대응 관건

입력 : 2024-01-04 오후 5:27:12
[뉴스토마토 조용훈·이민우 기자] 정부가 '활력있는 민생경제'를 주요 골자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의 목표를 세웠지만 2023년 경제정책방향의 민생경제 과제도 안정화가 핵심이었습니다. 당시 물가와 생계비 부담을 낮추고 일자리와 사회 안전망은 더욱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에도 성적은 사실상 '궤도이탈'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성장률의 경우 당초 예상치를 하회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 목표치를 크게 웃돈 만큼, 글로벌 경제 변화의 선제적인 대응력 강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2년 말 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되짚어보면 당초 정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한 후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기존보다 0.2% 포인트 낮은 1.4%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한국 경제가 둔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위기극복'이라는 전제를 달았던 때입니다. 
 
당시 대외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우리 경제 성장률은 전년도(2.5%)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경제 위축 등으로 수출·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을 점쳐졌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물가는 글로벌 원자재가격 하락, 수요 둔화 등으로 3.5%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충격은 컸습니다. 정부 예상과 달리 지난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1분기(0.3%), 2분기(0.6%) 모두 0%대 성장에 그쳤고, 전년동기대비로는 1분기와 2분기 모두 0.9% 성장의 충격파를 겪어야했습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성적은 모두 나빠진 데다, 우리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는 수출마저 부진했던 탓입니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 업황 부진에 중국의 경기침체로 대중국 수출마저 꺾이면서 상반기에만 263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역시 새해 첫 달부터 5% 넘게 오르며 불안한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후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앞선 전망치를 잇달아 수정했습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당초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사진=뉴시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낮춰 잡으며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는 비슷한 시기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발표한 전망치 보다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모두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5%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상반기 경기 흐름이 애초 예상보다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점차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거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하반기 들어 수출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자동차·선박 등의 호조세를 기반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듯 보였지만 결국 연간 무역수지는 99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반도체의 연간 수출이 전년 대비 23% 넘게 줄고,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사상 처음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사진=뉴시스)
 
물가는 7월(2.4%) 들어 2%대를 유지하며 다소 안정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고유가 등의 여파로 8월 3.4%로 올라선 이후 9월(3.7%), 10월(3.8%), 11월(3.3%), 12월(3.2%) 등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연간 3.6%의 상승률로 마감한 것입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의 산업 형태는 국제사회 영향을 크게 받는 면이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인데, 이 때문에 지난해 한국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올해 세계경기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우리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종=조용훈·이민우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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