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포털 플레이Z 사업 중단을 공지한 데 이어 최근 전기차 충전사업 철수도 결정했습니다. 박진효 대표 취임 반년차에 접어들면서 회사 측은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된 사업영역에 대해 속전속결로 정리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홈앤서비스는 오는 3월26일 전기차 충전사업 일체를 GS차지비에 양도합니다. 양도가액은 121억원입니다. SK브로브밴드의 전기차충전 사업은 지난한해 10월31일까지 매출 31억78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자산 총액은 19억3200만원, 부채는 2300만원 수준입니다. 차지비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전문회사로, GS그룹에 인수됐는데요. 지난해 12월22일부로 차지비가 GS커넥트를 흡수합병, GS차지비로 신설됐습니다.
기존 주력사업과 시너지가 마뜩지 않았던 SK브로드밴드와 전기차 충전사업을 키우려 하는 GS그룹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경영 효율성 증대로 양도를 결정했다"며 "기존 주력사업의 역량 집중과 경쟁력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SK브로드밴드 남산사옥. (사진=SK브로드밴드)
이번 전기차 충전사업 철수에 앞서 지난해 11월 SK브로드밴드는 플레이Z의 서비스 철수도 예고했습니다. 플레이Z는 다음달 1일부로 서비스가 종료되는데요. 플레이Z는 스틱형 단말기를 스크린에 연결해 여러 OTT를 통합된 브라우저에서 제공해 왔습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웨이브, 티빙, 왓챠,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애플TV+ 등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플레이Z와 전기차 충전은 전임 대표인 최진환 사장이 신사업으로 내세웠던 분야입니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지난 2021년 9월 홈앤서비스가 전국 공동주택 등 600여 시설을 전문 관리하고 있는 AJ대원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본격화됐습니다. 당시 홈앤서비스의 전국 150여개 거점에 있는 5000명의 숙련된 인력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포부도 밝혔었죠. 지난 2022년 11월에는
기아(000270)와 업무협약도 체결했습니다. 플레이Z는 지난 2022년 1월 출시됐습니다. 유튜브 시청이나 주문형비디오(VOD)도 탑재하면서 서비스를 이어왔습니다.
일각에서는 단기간 내 사업철수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영계획은 중장기 목표를 보고 세우기 마련인데, 단기 수익성 우려로 사업의 연속성 보장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이 가입자 정체기를 겪으면서 사업자들이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사업의 성장을 바라보는 호흡이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홈앤서비스가 사업 효율성 측면에서 전기차충전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 봤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결정이 난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골칫덩어리 사업을 떼어낸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박진효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AI B tv를 중심으로 홈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AI테크를 적용한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취임 후 타운홀 미팅에서 모든 사업분야에서 비즈니스모델(BM) 혁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AI 중심 변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비즈니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