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모빌리티 '퍼스트무버'로…SDV 전환 속도

현대차·기아 1월 대대적 R&D 조직 개편
차량 개발 HW 중심서 SW로…2025년 전차종 SDV 전환
연내 PBV 공장 가동 및 AAM 초도비행
상반기 광명 전기차 전용 공장서 'EV3' 생산

입력 : 2024-01-03 오후 3:16:01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올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대전환에 초점을 두고 미래 모빌리티에 주력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보급형 전기차를 확대하면서 자율주행,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인데요. 신산업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주도권을 갖고 신기술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입니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000270)는 이달 내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전면적인 연구개발(R&D) 조직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 주요 내용.(그래픽=뉴스토마토)
 
전통적인 차량 개발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차세대 SW-HW아키텍처 통합 최적화, 파괴적인 원가 혁신 시도 등을 주도하는 혁신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인데요.
 
현대차 관계자는 "SW-HW 기술 간 시너지를 통해 SDV를 포함한 미래차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연구개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HW 중심이던 R&D 패러다임을 SW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 현대차·기아 내 조직인 최고기술책임자(CTO), 글로벌전략오피스(GSO), SDV본부 등 독립적으로 R&D를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조직 분산 및 리더십 이원화로 발생하는 혁신 전략의 일관성 부족, 협업 체계의 복잡성 등이 R&D 속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직 개편을 통해 R&D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죠.
 
정의선 현대차그룹은 회장은 3일 새해 메시지에서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사진=현대차그룹)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구독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해 차 생애주기 전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1위를 유지하는 데는 '오토파일럿' 자율 주행 기술과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율주행·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차에서 소프트웨어 역할이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와 관련해서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와 AAM 개발에 집중합니다. 기아는 5년 만에 참가하는 CES 2024에서 PBV 5대 라인업을 한꺼번에 공개합니다. PBV 전용 공장도 오토랜드 화성에 짓고 있다. 오는 11월 가동을 시작해 내년 7월엔 첫 PBV인 'SW(프로젝트명)'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기아는 2030년까지 세계 PBV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입니다.
 
AAM의 경우 현대차는 2028년 시장 진출이 목표인데요. 당장 올해 말 기술개발 목적의 시제기 초도비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UAM법인 슈퍼널은 CES 2024에 처음 참가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UAM 기체 신규 디자인과 실제 크기 모델를 선보입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 분야의 첨단기술력을 UAM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로보틱스 분야의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보틱스랩, AI연구소 간 협업을 통해 인간 친화적인 제품 공급의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PBV 전용공장이 신설될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경.(사진=기아)
 
전기차 '퍼스트무버' 전략 역시 올해도 이어집니다. 특히 보급형 전기차 등 전기차 신차 출시를 통해 둔화한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끌어올릴 계획인데요.
 
현대차는 오는 7월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합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보조금 적용시 2000만원 초반대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을 출시해 플래그십 전기차 시장 선점에도 나섭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3, 하반기 준준형 세단 EV4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두 차종은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 생산됩니다. 국내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4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합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세계 시장 공략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로봇, UAM 등 다양한 모델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쥐고 또 자동차 제작사가 아니라 플랫폼의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는 시점이 올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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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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