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해 탈마스크 시대를 맞았지만 인플루엔자(독감) 환자는 더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부터 급증한 독감 환자는 현재 방역당국이 정한 유행 기준의 7배가량 더 늘어나는 등 유행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노로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기승까지 가세하면서 설 연휴(2월 9~12일) 가동하려던 방역당국 비상방역체계를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9일 발표한 '2018∼2022년 독감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보면, 2022년 독감 환자는 87만3590명으로 2021년 대비 91.2배 급증했습니다..
독감 환자는 2018년 272만3341명, 2019년 177만4635명, 2020년 78만3505명, 2021년 9574명으로 계속 줄어든 후 일상회복 탈마스크 시점부터 급등했습니다.
정우용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때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사회적 이동과 접촉이 줄면서 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병 발생이 감소했지만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사라지자 독감 환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독감 환자는 1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작년 전체 독감 진료인원의 39.7%(34만7017명)가 10대였습니다. 9세 이하는 25.8%(22만5727명)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20대 13.2%(11만5564명), 30대 9.3%(8만1537명), 40대 7.4%(6만4571명) 순이었습니다.
독감 환자의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도 2022년 858억원으로 전년(25억원)보다 34.3배 늘었습니다.
독감은 올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 2주차'를 보면, 독감 의사환자(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자)는 인구 1000명당 44.8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절기 유행 기준인 의사환자 6.5명보다 6.9배 큰 규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질병청은 지난 절기 독감 유행주의보 해제 없이 2023~2024절기 독감 유행주의보를 새로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방역당국이 독감 유행주의보를 해제하지 않은 채 새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국가 독감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9일 발표한 '2018∼2022년 독감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보면, 2022년 독감 환자는 87만3590명으로 2021년 대비 91.2배 늘었다. 사진은 병원 진료받는 소아 모습. (사진=뉴시스)
노로바이러스와 RSV 감염증도 극성인 상황입니다. 올겨울 노로바이러스는 최근 5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 2주차(1월 7~13일)에만 360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최근 5년 중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왔던 2020년 3주차 353명보다 더 많은 규모입니다.
노로바이러스가 통상 1월 3주~2월 4주에 유행 정점을 기록하는 것을 고려하면 유행세는 당분간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특히 0∼6세 영유아 환자가 전체 감염자의 49.4%를 차지하고 있어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의 감염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입원환자도 영유아가 전체의 57.7%를 차지하는 등 최근 4주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질병청과 전국 보건기관은 설 연휴 전까지 신고 연략 체계를 일괄 정비하고 24시간 비상연락망을 유지합니다. 관내 보건의료기관과 약국, 보육시설,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예방수칙 홍보에도 나섭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인 이상이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보이거나 1인 이상 RSV 환자가 발생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달라"며 "어느 때보다 호흡기 감염병 예방접종이 중요한 시기다. 65세 이상 어르신과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코로나19 신규 백신을 접종하기를 권장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병원급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결과,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는 1월 2주 기준 360명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최근 5년간 노로바이러스 환자 발생 추이. (사진=질병관리청)
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