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조원 유럽 시장 공략하는 제약바이오

입력 : 2024-01-19 오후 2:57:52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미국 다음으로 큰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1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개한 '유럽 제약바이오 산업 동향 및 진출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제약바이오 시장은 약 380조원으로 890조원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입니다. 2023년~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6~8%로 전망됩니다. 유럽 시장은 인구 고령화로 신약 개발 등 제약바이오 분야 신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기회 창출이 예상되는 곳입니다.
 
국내 기업에선 셀트리온(068270), 휴젤(145020), 동아에스티(170900), HK이노엔(195940), 아리바이오 등이 유럽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유럽 주요 5개국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에 허쥬마와 베그젤마가 5개 공립병원연합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관별로 향후 2~4년간 제품 공급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셀트리온 측은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 이어 항암제도 연달아 낙찰에 성공해 직판 전환 이후 전제품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는 리투아니아와 불가리아 등에서 허가를 획득해 유럽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허가 획득으로 휴젤은 유럽 빅 5 국가를 포함해 총 30개국 진출을 완료했습니다.
 
동아에스티는 글로벌 임상3상에서 'DMB-3115'와 스텔라라의 치료적 동등성을 입증해 지난 6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해서 7월에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DMB-3115는 지난 2013년부터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했고, 2020년 7월 동아에스티로 개발·상업화 권리가 이전돼 동아에스티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현재 유럽 파트너링을 통해 유럽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단계입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2028년 유럽 포함 100개국에 진출해 2030년 해외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의 유럽 임상시험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유럽 임상 3상은 2023년 11월 말 신청을 마친 영국(MHRA)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등 유럽연합(EU) 7개국 등 총 8개 국가에서 400여명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모집해 진행합니다. 유럽 임상3상 시험 계획은 EMA에서 2022년 새로 만든 임상시험규정(Clinical Trials Regulation, CTR)에 맞춰 신청했습니다. 아리바이오 측은 "현재 유럽, 중국, 한국 임상 3상을 추가해 글로벌 임상 3상으로 확대해 2025년 임상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EU는 의약품 승인 및 판매허가를 위해 품목에 따라 통합절차 (Centralized Procedure, CP), 상호인증절차 (Mutual Recognition Procedure, MRP), 분산절차 (Decentralized Procedure,DCP)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통합절차는 유럽 EMA에서 심사하며 판매허가 승인을 받으면 유럽 27개국과 유럽 경제지역 3개국 등 총 30개국에 품목허가를 동시에 받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유럽에서 허가받을 땐 통합절차(CP)와 상호인증절차(MRP) 등으로 제 2국가에 진입하는 형태가 있다. 보통 글로벌 빅파마들은 통합절차로 EMA를 통해서 진입한다"면서 "유럽의 경우 FDA(미국 식품의약국)에 비해선 인허가 규제 강도가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유럽을 먼저 공략한 후 미국으로 진출하는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조합 상근이사는 "유럽 시장은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의약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 진출은 필수"라며 "유럽의 경우 임상 사례를 요구하거나 스위스는 독자 인허가를 고수하고 미국은 기술의 진보 부분을 우선 채택하는 등 각 국가마다 요구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현지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을 통해 진입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셀트리온 1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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