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두배 불리는 '쌀 가공산업'…양곡의존·영세개선 '관건'

제3차 쌀가공산업 육성 기본계획 발표
가공밥·김밥 등 10대 유망 품목 집중 지원
수입밀 수요 10% 가루쌀 20만톤 전환
영세한 기업구조 등 한계점도 풀어야

입력 : 2024-01-23 오후 4:15:01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정부가 2028년까지 쌀 가공산업의 시장규모를 17조원으로 키웁니다. 수출은 4억달러 확대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특히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로 전환하고 가공용 쌀 소비량은 15만톤 더 늘리기로 했습니다. 즉, 현재보다 두배 더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양곡 의존도와 영세한 기업구조 등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조달 확대와 수출 전략 지원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제3차(2024~2028)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기본계획을 보면 정부는 간편 가공밥·냉동김밥·떡볶이·냉동떡·쌀 증류주 등 10대 유망 품목에 집중 지원합니다. 2028년 쌀 가공산업 매출액도 17조원, 수출액 4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제3차(2024~2028)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즉석밥 진열대. (사진=뉴시스)
 
 
가루쌀 산업육성을 위해서는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 20만톤으로 전환합니다. 가루쌀 제품개발에 필요한 원료 구입, 연구개발, 소비자 평가 등 제품화 전과정도 지원하는 등 2023년 기준 15개인 참여기업을 2027년까지 45개로 늘립니다. 
 
글루텐프리 인증을 받은 쌀가공업체는 기존 3개(2023년 기준)에서 2028년까지 30개로 확대합니다. 글루텐프리 인증기업의 경우는 2028년까지 100개 육성을 잡았습니다. 쌀 가공식품의 수출을 선도할 대표기업은 200대로 늘립니다. 바이어 매칭 확대, 현지 시장 공략 등도 지원합니다.
 
원료 공급, 시설·경영, 연구개발(R&D), 산업·통계 등 성장 기반도 구축합니다. 가루쌀을 중심으로 가공용 쌀 전용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계약재배 지원으로 원료의 민간 조달도 활성화합니다. 또 장립종 소비 증가,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를 고려해 한국형 인디카 쌀 재배단지 조성도 추진합니다.
 
원료 구매, 시설 개보수를 위한 자금 지원 규모도 확대합니다. 가루쌀 등 가공 전용 품종 개발, 글루텐 대체 기술 개발 등 쌀가공식품 10대 핵심기술 R&D 등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제3차(2024~2028)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쌀 진열대.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정부 양곡 의존도와 영세한 기업구조 등에 대한 고민은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영세기업들은 새로운 제품개발·시장개척·소비트렌드 대응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수출 등 신규판로 개척을 위한 정보 등도 미흡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양곡 의존도의 증가도 고민거리입니다. 쌀 가공산업 육성 2차 계획 당시인 2018년 45% 수준의 양곡 의존도는 2022년 55%로 늘었습니다. 
 
쌀 소비량 감소와 인구 감소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국민 한 명당 소비한 쌀(가정 내 소비)은 56.7kg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습니다. 식습관 변화 등으로 쌀 소비량이 매년 줄면서 30년 만(1992년 기준 인당 쌀 소비량 112.9kg)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정부 양곡 수준을 최대한 줄이고 민간 조달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는 있다"며 "하지만 쌀 수급 구조가 여전히 과잉인 상태에선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쌀 가공산업이 고부가 가치로 가려면 민간에서 신선한 쌀을 그대로 조달받아 제품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쌀 가공 제품이 중 가장 많은 게 떡이다. 떡 가게, 떡 공장들이 영세하다 보니 영세 규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즉석밥 같은 경우에도 일부 기업이 거의 주도하다가 다양한 업체로 확대된 만큼 떡 등의 제품도 중소기업들이 점점 커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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