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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23일 18: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화재(000810)가 운용자산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저이원 채권을 고이원으로 바꾸는 교체매매를 단행, 투자영업의 경상이익 체력을 키우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처분손실 인식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 투자손익을 개선하겠단 전략이다. 올해부터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라 투자영업 성장이 점쳐진다.
2분기 연속 채권 교체매매…하반기 단기적 손실
23일 보험·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채권 교체매매를 시행했다. 시장금리가 높게 형성되고 있는 시점을 활용해 기존의 저금리 채권을 팔고 고금리로 다시 사들여 보유이원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보험사의 기본적인 수익 구조는 크게 보험영업과 투자영업으로 구분되는데, 보험영업이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연의 영역이라면 투자영업은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이다.
(사진=삼성화재)
고객이 납부하는 보험료를 기반으로 운용자산을 구성하는 만큼 통상 투자영업에서도 안정성 있는 채권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운용자산(77조5355억원) 포트폴리오가 ▲채권 36.1% ▲대출 35.3% ▲주식 15.4% ▲해외부문 9.1% ▲현·예금 1.9% ▲부동산 2.2% 등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내 개별 채권 규모와 수익률(투자영업 이익 기준)은 ▲국공채 7조3040억원에 1.07% ▲특수채 9조4242억원에 2.06% ▲금융채 1조7368억원에 2.95% ▲회사채 7조7846억원에 1.79% 등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주식과 출자금, 수익증권까지 포함한 유가증권 합계(47조9636억원)의 수익률은 2.24%다. 금리부 자산 보유이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36%로 확인된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 업계 시장지위 1위 보험사로서 운용자산이나 채권 금액 자체가 큰 만큼 교체매매로 보유이원을 높이고 투자손익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교체매매 자체가 일시적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으로 투자영업 이익 체력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채권 교체 과정에서 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단기적 피해는 불가피하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해 3분기 채권 교체매매에 따른 처분손실로 1500억원을 인식했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4분기 손실액이 3분기보다는 적으나 유사한 수준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언급되는 규모는 800억원~1000억원 정도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채권 교체매매를 진행했다”라면서 “교체 매매한 채권의 매매수익률이 기존보다 1.5%p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체매매 작업을 올해 추가로 진행할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투자손익, 올해부터 정상화 전망
채권 교체매매 여파로 삼성화재는 투자영업 이익이 지난해 하반기 일시적으로 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투자손익은 3834억원으로 전년 동기(IFRS17·IAS39 회계 기준) 2878억원보다 33.2% 증가했다. 다만 분기별로는 1분기 2388억원, 2분기 1152억원, 3분기 293억원으로 나타나 3분기가 부진했다.
4분기 역시 3분기와 같이 채권 교체매매 손실을 반영함에 따라 투자손익 규모가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올해부터는 교체매매가 손익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투자영업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할 것이란 평가도 따른다.
정준섭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4분기에는 투자손익이 3분기와 유사하게 채권 교체매매에 따른 처분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라면서 “올해부터는 개선이 기대되는데, 보유이원 증가로 중장기 투자이익을 개선해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금융자산 처분이익 확대로 투자손익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금융상품을 처분했을 때 기존에 취득한 것 대비 처분가액이 증가할 경우 그만큼 이익으로 잡는 방식이다. 채권 같은 경우 금리가 하락할 때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인하 시점에서 매각해 처분이익을 실현한다.
이와 관련 정태준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지난해 뚜렷한 금융상품 처분익을 인식하지 않았다”라면서 “처분익이 발생할 경우 투자손익이 추가로 상승할 여력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