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기 위한 주파수 경매가 나흘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당초 주파수 할당 가격이 1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미 경매 사흘째에 주파수 가격은 최저 가격의 2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출혈경쟁 속 주파수 대가의 과도한 부담이 제4이통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30일 오전 5G 28㎓ 주파수 경매가 재개됐습니다. 주파수 경매 사흘째였던 전날 최고가격은 14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세종텔레콤(036630)은 주파수 경매 첫날 포기했지만,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 양사간 경쟁은 더 뜨거워졌습니다. 이날 주파수 경매는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입찰방식 26라운드부터 속개됐습니다.
한윤제 스테이지엑스 전략담당 이사(오른쪽), 마이모바일 컨소시엄을 구축한 윤호상 미래모바일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제4이통 사업권을 따기 위한 경쟁이 지속되면서 통신3사의 낙찰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 사에 직전라운드 승리 금액과 이 금액의 3% 이내(입찰 증분)의 최소 입찰 가격을 정해 알려줍니다.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이 가격경쟁을 펼치고, 다시 승자를 가린 다음 동일한 방식으로 라운드가 이어지는데요. 입찰을 포기하는 사업자가 없다면, 50라운드까지 경매가 진행됩니다. 경매 참여자는 1단계 50라운드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총 두 차례 입찰 유예가 가능한데 50라운드로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밀봉입찰 방식이 진행됩니다. 현재까지 양측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파수 가격이 높게 산정될 경우 초기 제4이통의 사업경쟁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우려됩니다. 제4이통 서비스를 위해서는 주파수 할당 대가 외에도 5G 28㎓ 장비 구축과 B2C 서비스를 위한 통신3사 로밍비, 단말기 수급비 등 제반비용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 문턱을 낮춘 것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경매의 최저 입찰가를 통신3사 주파수 할당 경매 당시 책정한 비용보다 30% 정도 낮춘 바 있습니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동통신 단말 장치 유통 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데, 단통법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제4이통은 통신3사와 마케팅 경쟁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통신3사 합산 마케팅비는 연간 7조원 규모입니다. 기지국 장비 구축과 B2C 서비스를 위해 초기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에서 통신3사와 보조금 경쟁도 펼쳐야 하는 것이죠. 통신업계 관계자는 "비용 회수를 위한 5G 28㎓ 대역 비즈니스모델(BM)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의 주파수 경매는 과열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통신3사 과점 시장에서 제4이통이 마케팅 비용 등을 떠나 저렴한 요금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